[논평] 




제주도의 자연환경에 무지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어제(8일) 서울에서 열린 한나라당과 전국 시․도지사간 정책협의회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제주도는 4대강 사업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식수문제가 시급한 만큼 하천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정몽준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동의에 감사를 표하며 한 말이다. 김태환 지사의 4대강 사업 동의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정몽준 대표가 제주도의 자연환경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육지와 달리 하천에 상시 흐르는 물이 존재하지 않는 제주도는 대부분의 상수원을 지하수 관정에 의존하고 있고, 강정, 서림, 외도 등의 상수원도 따지고 보면 지하수가 솟구쳐 나온 용천수이다. 즉, 제주도의 식수는 하천정비사업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몽준 대표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신임 여당 대표가 제주도의 자연환경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제주도 관련 정책수립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음을 암시해 준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대폭 삭감된 내년 제주도 예산은 1,270억 원 정도에 달하며, 그중 142억원은 하천재해예방사업에서 삭감된 액수라고 전해진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정몽준 대표가 제주도의 입장을 헤아려 하천정비사업에 더 많은 예산을 주겠다는 의미에서 그와 같은 발언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벌여온 하천정비사업은 제주도 하천의 수려한 경관과 자연환경을 파괴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고, 특히 재해예방도 제대로 못하면서 토목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려왔다는 것이 진실이며, 이와 관련된 공무원과 건설업자 간의 유착관계도 경찰의 수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현황파악도 제대로 못하면서 편성하는 예산은 눈먼 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대강이든 하천정비든 자연환경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없이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돌이킬 수 없는 파괴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9년 9월 9일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윤용택․현복자․오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