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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일강정「붉은발말똥게」와 그 친구들!


-지난 2년간 철학자 윤용택 강정 기록 사진 슬라이드쇼-


 


제주도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탑동이 매립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매립해서 20년도 채우지 못하고 탑동매립지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를 읽었다. 소설가 현기영은 “어린 시절 우리들의 놀이터였던 그 해변, 먹돌이 유난히 많았고, 소라, 보말, 뭉게, 성개, 군부, 물돼지, 참게, 오분자기, 뱀고동, 미역, 모자반, 톳, 청각 등등 그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집단 학살 됐다”고 했다. 매립 당시 사라진 추억의 장소와 생물들 … 모든 기억과 생명을 한꺼번에 쓸어 담아버린 돌이킬 수 없는 잔인한 파괴인 것이다.


 


붉은 색을 띤 작은 게 ‘붉은발말똥게’를 보신적이 있는지… 강정의 아름다운 해안과 그 곳에 살고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물들, 그 곳이 고향인 강정사람들! 지금 그곳이 또 순식간에 묻혀 대규모 학살터가 될 바로 그런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2년간 윤용택 교수(제주대 철학과 /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가 틈틈이 강정을 방문하면서 기록한 강정의 바다와 하천 풍경, 그리고 바위와 생물들을 사랑과 안타까움이 섞인 시린 가슴으로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우리의 부모가 태어나기도 전, 그 부모의 부모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그 곳에 살고 있었던 수많은 생물들 그리고 그 곳을 터전으로 살아온 분들! 그들의 마음으로 이 사진을 바라보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듯이, 사라질 위기에 대한 안타까움과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의 기원을 담아 사진을 공유하는 슬라이드 쇼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탑알(탑동)! 그 무자비한 매립으로 “그리하여 나는 고향을 잃었다”라고 수필 <지워진(2002) 풍경>에서 안타까워했던 소설가 현기영. <일강정이 운다>란 시를 써 아름다운 강정의 위기를 아프게 노래했던 시인 김수열.


 


강정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슬라이드쇼에서 함께 만나 ‘일강정’에서 살아가는 친구들과 대면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지금껏 강정에 가보지 못한 분들, 방문은 했으나 섬세한 마음으로 느끼지 못한 분들, 그리고 그 곳에 살고는 있으나 지금까지는 소홀히 대했던 분들이 생명과 평화의 노래를 함께 불러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더 이상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붉은발말똥게: 대략 5월부터 11월에 거쳐 강정 바닷가에서 만날 수 있으며 붉은 색을 띄며 잡았을 때 말똥 냄새가 난다하여 <붉은발말똥게>라 이름 붙여졌다 한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잦은 월파 피해를 당하고 있는 제주시 탑동 매립지 일대가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기대되고 있다.


 


제주시는 자연재해대책법 제12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탑동 매립지 일대를 해일위험이 있는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 고시했다고 4일 밝혔다.


 


구체적인 자연재해위험지구는 제주시 삼도2동과 건입동 일대의 탑동 매립지 및 공유수면 일부를 포함한 총 23만7천965㎡다.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면 시장.군수.구청장은 5년마다 종합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한 뒤 이를 바탕으로 매년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사업계획을 세우고 국비를 최대 60%까지 지원받아 재해방지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제주시는 탑동 매립지의 월파와 해일 피해를 줄이기 위한 파도 완충재인 테트라포트(TTP.일명 삼발이) 보강 등의 사업에 48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파도가 높이일 때마다 파제벽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게 됐다”며 “현재 진행 중인 탑동매립지 정밀안전진단 및 피해예방대책용역과 동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2010년 1월 4일)


 


 


 


진행계획


 


일시: 2010년 2월 27일 토요일 저녁7시


장소: 아트스페이스․씨(노형동 현대해상 서측 약30m 혹은 한라의료원 서측 약200m 인디안모드/경희수한의원 지하)


주최: 아트스페이스․씨 / 제주참여환경연대 / 제주환경운동연합


연락: 아트스페이스.씨 안혜경(016-690-0040 / 064-145-3693)


윤용택(010-9977-2178)


 


진행내용


1. 사진 이미지: 윤용택선생님이 촬영한 사진 들 중에서 약 1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슬라이드쇼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골라서 4계절, 장소, 식물, 동물, 전체 풍광 등의 방식으로 나눠서 사진을 고른다.(분류 방법은 차후 더 고민할 수 있음)


 


2. 슬라이드쇼가 진행되는 동안 몇몇 이미지들에 대한 설명을 발표자가 간단히 하기도 하고 관람객 중에서도 자신의 기억 혹은 느낌 등을 몇마디씩 자유스럽게 던질 수 있는 분위기로 진행한다.


3. 시인 김수열의 <일강정이 운다> 시 낭송과 소설가 현기영의 <사라진 풍경> 수필 낭독 및 단상


 


진행순서


 


18:30~19:00 준비한 음식들 자유롭게 나누기


19:00 아트스페이스.씨 안혜경 대표의 인사말(전체적인 행사 취지 등) 그리고 참가자 소개


19:03 발표자 윤용택 선생님 슬라이드쇼 취지 및 단상


19:10 <일강정이 운다> 김수열의 여는 시


19:10 슬라이드쇼 시작


20:10 <지워진 풍경> 현기영의 수필 낭독 혹은 발췌 및 단상


20:30 시애틀 주장의 연설 낭독(참여자 전원)


20:40 참여자 자유로운 대화


 


 


 


 


 


첨부자료1


 


일 강정이 운다


 


김수열


 


물 좋아 일강정


물 울어 일강정


소왕이물 울어 봉등이소 따라 울고


봉등이소 울어 냇길이소 숨죽여 울고


냇길이소 울어 아끈천 운다


할마님아 하르바님아


싹싹 빌면서 아끈천이 운다.


 


풍광 좋아 구럼비 운다


구럼비 울어 나는물 울고


나는물 울어 개구럼비 앞가슴 쓸어내린다


물터진개 울고 지서여 따라 운다


요노릇을 어떵허코 요노릇을 어떵허코


썩은 세상아 썩은 세월아


마른 가슴 써근섬이 운다


 


눈물바람 불 때마다


닭이 울고 쇠가 울고


강정천 은어가 은빛으로 운다


바다와 놀던 어린것들


파랗게 질려 새파랗게 운다


집집마다 노란 깃발


이건 아니우다 이건 아니라마씀


절대 안 된다고 손사래 치며 운다


 


물끄러미 보고만 있는


문섬아! 섶섬아! 범섬아!


아직도 말이 없는


파도야! 바람아! 청한 하늘아!


 


일강정이 울고 있다


구럼비가 울고 있다


 


 


 


첨부자료2


지워진 풍경


 


소설가 현기영의 산문집 「바다와 술잔」(2002) 중에서


 


“…… 초등학교 시절 병문내 근처에서 살았는데, 주로 병문내의 내창, 용연, 탑알(탑동)에서 놀았다. 아이들은 이따금 그 내를 가운데 두고 동서 동네로 나뉘어 투석전을 벌였고, 그러다가도 여름철 그 마른 내에 물이 실리면 서로 사이좋게 어울려 벌거벗은 알몸으로 물 텀벙대며 놀고는 했다.


……….


그러나 나의 이런 회상에는 어쩔 수 없는 슬픔이 깃들여 있다. 이제는 그 맑은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져 버리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병문내는 콘크리트로 복개되어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은 무진장의 선반물로 그 아래 깔린 채 거대한 하수도관으로 변하고, 그 넓은 탑알 바닷가도 완전히 매립되어 유흥가로 변하고 말았다. 한내도 일부 복개되어 하류의 용연이 생활 폐수로 더럽혀져 있다. 냇바닥에 웅게중게 웅크리고 앉아 기묘한 아름다움의 자태를 뽐내던 현무암 암석들이 콘크리트 밑으로 들어가고, 탑알의 그 풍요롭고 아름답던 바닷가도 수많은 바다 생물의 떼죽음과 함께 매립되어 흔적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지천으로 널려 있던 고동․ 참게․ 소라․ 오분자기․뿔고동․성게․베말․군말․뱀고동․낙지, 숲을 이루어 물결을 따라 너울거리던 미역․모자반․


………………..


아, 그것들의 떼죽음을 슬퍼하는 것이 어찌 실없는 감상이겠는가. 한때 탑알 매립을 반대하는 시민운동이 맹렬히 벌어졌고, 객지 생활하는 나도 그 운동에 가담하여 목소리를 보탠 바 있었지만, 자본주의적 인간들의 무차별 공세 앞에는 도무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고향을 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