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9.11 조천읍 물난리는 중산간 난개발 탓 심층조사 해야


현장 확인 결과, 공동묘지 및 농지 개간으로 인한 불투수 면적 증가


농로와 지방도 등 도로가 물길이 되어 주택․농경지 침수 발생


골프장과 도로 개발 영향 등 피해원인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 세워야



추석 전날이었던 지난 9월 11일(일) 오전, 해안가 마을인 조천읍 함덕리 뿐 아니라 중산간 마을인 와흘리․대흘리․와산리 등 조천읍 지역 일대가 단시간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방재본부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동안 대흘리에는 무려 116.5mm가 내리는 등 하루 동안 232.5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렇게 내린 엄청난 양의 빗물들은 중산간 지역의 난개발로 인해 지하로 흡수되지 못하고 하류로 흘러가 마을의 주택과 농경지, 그리고 초등학교 운동장까지 침수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마을 주민과 함께 지난 17일(토), 침수 피해 지역 등을 현장 확인한 결과, 대흘1리 중산간 지역의 대부분은 빗물투수능력이 산지보다 매우 불량한 공동묘지와 농지로 개간되어 있었고, 이 지역에서 강우의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농지는 현재 메밀과 콩 등이 재배되거나 휴경지도 있었고, 일반 초지도 있었으며, 농로 양 옆의 공동묘지는 잔디로 뒤덮여 있었다. 토지의 형질이 이렇게 빗물의 흡수에 취약한 지역으로 변형된 결과, 상류 지역 농경지에서는 강한 폭우로 인해 흙이 쓸려내려가 지반의 암석이 그대로 노출되며 물길이 생겨버린 곳도 많이 보였다. 또한 공동묘지 인근의 농로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깊게 파헤쳐져 현재 긴급 복구 중 이었다.


특히 이렇게 발생한 빗물은 농로를 따라 마을로 유입되면서 인근의 주택을 침수시키고, 농경지를 휩쓸어 버렸으며, 지방도 1136호선(구.국도 16호선)를 따라 계속 흘러가 대흘초등학교 운동장까지 침수시킨 것이다.



해안마을이 아닌 중산간 지역이 침수되는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라 특정지역에 집중호우 발생이 빈번한 탓도 있지만, 같은 양의 비가 내리더라도 중산간 난개발로 인해 빗물들을 지하로 흡수시키지 못하는 불투수면적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농로․지방도 등 도로의 개설은 집중호우시 물길로 변해서 재난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는 농로정비 등 단순한 피해복구지원으로 재난대응을 그칠 게 아니라, 피해지역 상류에 개발된 에코랜드와 제피로스 골프장, 그리고 공동묘지와 농지 뿐 아니라, 남조로, 번영로, 1136호선 지방도, 농로 등이 수해발생에 끼친 영향과 원인파악을 위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번 9.11 조천읍 침수사태의 원인이 중산간 난개발에 따른 재해발생 가능성의 사전검토 미흡과 도로관리의 부실에 있는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또한 상류지역 유출발생에 따른 하류지역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저류지’ 건설, 침수 피해 주택 및 농경지 인근 도로에 ‘배수로’ 및 ‘빗물유입방지’ 시설 설치 등을 통해 침수피해의 재발방지에도 재빠르게 나서야 한다.



2011년 9월 19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현복자․오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