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25]시장논리_편승한_지하수관리정책_우려한다(논평).hwp



논 평



 


시장논리에 편승한 제주도 지하수 관리정책을

우려한다


 


어제 (24) 한국공항과 제주도개발공사의 먹는샘물 취수량 증량신청이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번 제주도의 결정은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원칙은 배제한 채 철저히 시장논리에 의한 판단이었다. 이는 제주도가 줄곧 제주의 지하수를 공공의 자산이라고 강조해 왔던 사실을 무색케 하는 결정이다. 우리는 제주지하수의 보전관리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제주도의 판단을 심각히 우려하며, 유감을 표한다.


한국공항과 제주도개발공사의 취수량 증량은 도민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온 사안이었다. 이는 제주도민들이 제주의 지하수에 대해 인식하는 중요성과 관심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주도는 두 사업자가 제출한 지하수영향조사서를 토대로 기술적 문제가 거의 없거나 적다는 이유만으로 두 안건을 통과시켜주었다. 공공자산의 상품화와 사유화의 우려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제주도의 지하수관리원칙과 도민사회의 여론 등을 감안한 종합적인 판단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사기업인 한국공항의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에 이번 안건과 같은 내용으로 상정되었지만 제주도는 부결 처리한 바 있다. 지난 5개월 사이 상황이 바뀐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제주도가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더욱이 제주도의회에서 부동의 결정을 한바 있고, 제주도민의 다수가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량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한국공항의 증량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제주 지하수의 공익적 관리원칙을 포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기업인 개발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존 취수량만도 먹는샘물업계 최대 취수량이지만 이보다 곱절이 넘는 취수량 증량을 신청했다. 이는 개발공사가 향후 10년 훨씬 이상의 계획량을 신청한 것이다. 이처럼 제주도가 필요수량을 과하게 늘려 잡은 개발공사의 신청을 받아줌으로써 지하수 이용량 산정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말았다. 최대로 허가한 후 이용량이 적으면 취수량을 줄인다는 안일한 접근이야말로 지하수 관리를 무원칙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제 제주도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 잡아야 하는 공은 제주도의회로 넘어갔다. 지난해 한국공항 취수량 증량신청이 논란이 되었을 때 도의회는 도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제 다시 도의회의 수고가 뒤따라야 할 때다. 공공의 자산인 제주 지하수의 바람직한 보전정책이 정착될 수 있도록 시장논리가 아닌 진정한 공공적 관리를 위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2년 4월 25일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현복자.오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