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_불법유통관련-2012-1022(1).hwp


<논 평>

삼다수 불법유통, 거짓말·모르쇠로 일관하는 개발공사


개발공사, 도외 대량반출 이미 알고 있었다


추자도 주민공급용 삼다수도 도외 유출



지난 19일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삼다수 도외 불법유통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재윤 사장은 도내 삼다수 물량이 도외로 유통되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현장확인도 했지만 도외 불법유통을 적발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은 도내 삼다수 물량의 도외 불법유통 사실이 확인되고 경찰의 수사가 확대되자 제주도개발공사가 부랴부랴 내놓은 대응치고는 너무나 무책임했다. 더욱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주장한 핵심적인 내용들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거짓말뿐이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타당한 근거도 없이 도내 유통물량을 갑절 이상 늘리면서도 제대로 된 수요조사는 없었다. 도외 불법반출을 몰랐다고 하지만 이 주장을 그대로 믿을 도민은 없다.


전남지역에서 삼다수 대리점 유통을 하는 사람의 제보에 의하면 지난 5월 개발공사 담당자 2명이 이미 광주, 목포, 전주 지역의 불법유통 삼다수를 확인하고 갔다고 한다. 제보자는 당시 개발공사 담당자의 이름과 직급도 알고 있었다. 도내 유통물량의 삼다수가 도외로 반출되고 있는 사실을 개발공사는 애초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반기에 이미 도내 언론에서도 삼다수의 도외 유통사실을 다룬바가 있다. 제주환경연합에서도 당시 이 문제를 지적하며 감사위원회의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재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제보자에 따르면 추자도에 공급되는 삼다수 마저 도외로 반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추자도에는 도서지역 식수지원으로 삼다수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는데 일부가 목포, 완도 지역으로 반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물량이나 반출경로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제보의 정황으로 봤을 때 이에 대한 유통관리 역시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


오재윤 개발공사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수사결과에 따라 문제가 확인되면 책임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오재윤 사장은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불법반출 사실을 몰랐고, 개발공사의 개입·묵인은 없었다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과연 오재윤 사장을 포함한 현재 개발공사 고위간부들이 이 문제를 수습하고 책임소지를 밝혀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주체들인가. 도민 앞에 사죄하고 당장 책임을 져야 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책임소지를 흐리고 있다.


우리는 현재 상황에서 제주도 역시 이번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직접적 개입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과도한 도내 유통물량을 허가해 준 제주도이다. 그렇잖아도 도내 대리점 선정 당시 도지사 친인척 의혹이 짙었던 상황에서 이번 제주도의 조치 역시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현재 삼다수 유통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제주도는 별다른 조치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제3자의 입장으로 방관만 해서는 안된다. 개발공사에 대해 제주도가 취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삼다수의 정상적인 유통을 위한 노력을 취해야 한다. 최근 개발공사 종합감사를 준비하고 있는 감사위원회 역시 도민사회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만큼 투명하고 철저한 감사로 이번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