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안면몰수 몰염치한 개발공사의 삼다수 지하수 증산 재신청


 제주도개발공사가 삼다수 도외 불법 반출에 적극 가담했다는 경찰 발표가 있은 지 겨우 보름 만에 이번 사태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오재윤 사장은 1월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삼다수 지하수 증산 동의안을 2월 임시회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1일 2100톤 물량 갖고는 올해 물 부족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제주도민은 물론 전 국민이 누구나 삼다수를 찾으면 마실 수 있도록 우리는 공급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재윤 사장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물 부족 대란의 원인은 그 무엇도 아닌 개발공사와 도내 유통대리점이 도내에 공급되어야할 상당량의 물량을 도외로 불법 반출하면서 발생했다. 정작 도내 삼다수 유통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개발공사가 스스로의 책무를 망각하고 심지어 불법행위에 적극가담하면서 생긴 초유의 사태였다. 그런데 개발공사는 올해 물 부족 대란이 다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물 부족 대란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책임 한 번 진적 없는 개발공사가 내놓은 말이 물 부족을 핑계로 지하수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제주도개발공사에 과연 기업윤리는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반성하기는커녕 다시 지하수 증산문제로 도민사회의 분란을 야기하고 있다. 

 삼다수 불법 도외 반출사건으로 도민사회는 지하수에 대해 더욱 철저한 공공적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제주도의 지하수는 제주도민에게는 생명수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도민에게 공급되어야할 지하수를 돈벌이를 위해 빼돌리는 것을 묵인하고, 적극 가담하면서 한편에선 다시 지하수를 증량하겠다는 주장이 과연 설득력 있고, 염치 있는 얘기인지 묻고 싶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10월 삼다수 기간연장을 받으면서 제출한 자료는 2,100톤이 아닌 3,700톤으로 증량계획을 제시해 심의위원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는 결국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가 도외로 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미 지하수 증량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발공사는 삼다수 불법반출 사건을 계기로 도민사회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했다. 또한 철저한 반성과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개발공사의 행태는 이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법적 책임여부를 떠나 개발공사는 삼다수 불법반출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했다. 개발공사의 총 책임자인 오재윤 사장의 사퇴와 도내 유통업체와의 계약해지, 초심으로 돌아간 개발공사의 내부혁신 등이 뒤따라야 했다. 지하수 증산여부를 갖고 도민사회의 논란을 자초할 때가 아니다. 따라서 개발공사가 제주도민을 위한다면 지하수 증량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그리고 제주도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좀 더 낮은 자세에서 더욱 치열한 반성과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끝>


2013. 01. 04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현복자․오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