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인라이프_성명02-2013_0328.hwp

한라산 초입까지 개발하는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 깃발 내려라!

제주도,‘제주 힐링 인 라이프’개발사업 승인과정 숨겨왔다


 중산간 지역의 난개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한라산국립공원 입구에‘제주 힐링 인 라이프’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되었다. 사업부지 최고 해발고도는 580m로 600m에 육박한다. 한라산국립공원과 생태축이 이어지고 있어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뿐만 아니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된 조류들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남겨놓고 있어 이 절차가 통과되면 개발사업 승인여부가 판가름 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논란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환경적·경관적으로 민감한 지역임에도 개발사업 승인절차가 진행되어 오는 동안 도민사회는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제주도 개발사업 승인부서의 관계자는 당시 언론인터뷰에서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뒤에도 경관심의위 등 6개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되며,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업이 부지기수로 실제 진행될지도 판단할 수 없는 단계”라며 도민사회의 관심을 경계했다.


 그러나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의 경관심의는 이미 지난 2월에 경관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제 남은 절차는 도시계획위원회와 환경영향평가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주도 개발사업 승인부서는 이미 한 달 전에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이 경관심의를 통과했지만 이를 숨겨왔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남은 절차가 많아 개발사업의 진행여부도 알 수 없다는 식의 답변으로 이 사업에 대한 도민사회의 논란을 차단하려는 발언까지 했다.


 이는 투명한 행정을 펴야 할 제주도정이 도민들에게 사실을 숨기고 난개발 논란이 일고 있는 사업을 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세계자연유산 핵심지역인 한라산과 바로 인접한 완충지역이라 대규모 개발사업과 같은 과도한 토지이용계획은 신중을 기해야하기 때문에 도민사회의 공론을 거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사실상 이 과정을 부담으로 느끼고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승인과정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더욱이 해당 사업부지는 지난 2011년 6월에도 제주도에 산악박물관을 포함한 현재 사업과 유사한 개발사업을 신청한 바가 있다. 당시 제주도는 도시계획위원회 사전입지검토 자문회의를 열어 한라산과 인접해 있어 경관부조화 및 환경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부결을 했었다. 그런데 사업자가 그해 다시 계획을 일부 수정해 제주도에 제출했고, 도시계획위원회는 5개월 전의 부결 결정이 아닌 조건부 결정을 내림으로써 사업추진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당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은 앞으로 또 한 번 남아있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의 통과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제주도의 남은 절차는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이다. 통상적으로 논란이 되는 개발사업의 경우 한차례의 재심의 결정이 나기는 하지만 최종적으로 조건부의결을 해 왔다. 사업자가 자진철회하지 않는 한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좌절된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결국, 이 사업 역시도 제주도의 개발사업 승인절차를 무난히 통과해 최종 도의회 동의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논쟁은 제주도의 불투명한 행정과 개발중심의 정책을 펼치는 데서 기인한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절차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 와중에 이미 진행된 절차도 숨기고, 사회적 논란을 의도적으로 감싸려는 제주도의 행정행위는 도민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에 대해 현재 진행된 절차와 그 결과에 대해 도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중산간 지역의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제주도의 입장을 공식화하기 바란다. 법규 및 제도적 보완노력은 없이 현 제도의 한계만 탓해왔던 답변은 거부한다. 선보전 후개발을 내세우고, 세계환경수도의 깃발을 내건 제주도이다. 이제 제주도정의 참 얼굴이 무엇인지 우근민 지사가 직접 나서서 보여주기를 촉구한다.


2013년 3월 28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오영덕·이진희·정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