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관광지개발사업-20130723.hwp


상가관광지 사업지구 멸종위기종 집단서식 확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급 애기뿔소똥구리 도 소유 공유지 전역에 서식


 제주도가 경관심의를 통과시키며 사업승인 절차의 속도를 내고 있는 상가관광지 개발사업 예정부지에 법정보호 동식물들이 집단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인 애기뿔소똥구리는 현재 목장용지로 사용되고 있는 제주도 소유 공유지 전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관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최근 경관심의를 통과해 제주도가 국공유지 매각을 사실상 인정한 상황에서 상가관광지 개발사업은 사업지구의 생태계 파괴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상가관광지 사업지구에 대한 생태계 조사 결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는 애기뿔소똥구리와 삼백초의 서식을 확인하였다. 또한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갯취도 사업부지에 서식하고 있었다. 갯취는 환경부가 지정한 한국특산식물이기도 하다.


 애기뿔소똥구리는 제주지역 외에도 경상남도 거제, 전라남도 진도, 강원도 고성 등 일부지역에 한정되어 분포하고 있다. 애기뿔소똥구리는 서식지의 훼손과 감소 등 인위적 위협요인과 자연적 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 또는 완화되지 않을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동물이다.


 따라서 제주도 소유의 공유지 내 애기뿔소똥구리 서식지의 보전은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사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곳에 애기뿔소똥구리 뿐만 아니라 같은 소똥구리과의 뿔소똥구리, 창뿔소똥구리 등도 함께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어 종다양성 측면에서도 보전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법정보호종은 아니지만 최근 서식확인이 드문 종이어서 애기뿔소똥구리와 함께 서식지 보호가 요구된다.


 이처럼 여러 종의 소똥구리가 이곳에 서식하게 된 이유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이 소를 방목하는 상가지역 목장으로 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현장조사 당시에도 이곳에는 70여 마리의 소들이 방목 중에 있었다. 소를 방목하는 상가리 주민에 따르면 이곳은 과거부터 상가마을목장이었으며 현재까지도 목장용도로 사용 중에 있다며 개발사업이 추진 중인 사실은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또한 사업지구 주변의 생태적 조건과 환경은 이 지역이 중산간지역 생태계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사업지구는 한라산과 이어지는 수림지대의 오름군락으로 둘러싸여 오름군락 생태계의 완충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사업지구에서 불과 250여 미터 떨어져서 애월곶자왈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곶자왈 지역 생태계와 오름군락 및 한라산의 생태계를 잇는 생태축의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업지구는 이 지역 수림지대의 얼마 남지 않는 초지대로서 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유지시키는 데 꼭 필요한 지역이다.


 사업지구가 환경적으로 중요한 보전가치를 증명하고 있고, 중산간지역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곳이지만 제주도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경관심의를 통과시켜 주었다. 공유지 보전관리 측면에 있어서도 공유지의 환경적 가치보다는 개발을 위한 대상으로 접근하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결국 제주도정이 강조해 온 선보전 후개발 원칙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계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도의 미래비전을 의심케 하는 정책판단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제주도가 견지하고 있는 중산간지역 관리정책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며, 하루빨리 도민사회가 요구하는 중산간지역의 보전과 제주도의 진정성 있는 환경보전정책을 시행을 촉구한다.


2013년 7월 23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오영덕·이진희·정상배)

※ 상가관광지 사업지구 생태계조사 관련한 사진은 본회 홈페이지 사진자료실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