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08학교인조잔디운동장성명.hwp

[성명서]

노후학교인조잔디운동장, 아이들이 위험하다.

- 중금속 및 석유화학물질 노출우려. 제주도교육청 차원의 해결의지 절실.


 학교 인조잔디운동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제기되어온 문제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학교인조잔디운동장 문제는 단순히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로 확대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이를 반증하듯 일부학교 학부모회가 노후인조잔디운동장 해결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학교인조잔디운동장 문제는 이번만의 문제도 아니고, 제주지역만의 문제도 아니다. 제주지역보다 일찍 인조잔디를 보급한 육지부 학교에서는 인조잔디운동장의 노후화 등으로 인한 납과 아연 등의 중금속 및 유해화학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큰 논란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런 유해물질의 기준치 초과문제는 여전히 5년 이상 된 인조잔디운동장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된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시험성적 결과’를 보면,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초·중·고교 40곳 중 29곳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학교 중 절반가량인 18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나왔다. 특히 매우 위험한 중금속 물질인 납이 14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심지어 기준치의 98배가 검출된 학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해 제주도만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더욱 심각하다. 제주도에 설치된 학교 인조잔디운동장은 전체 186개교 중 총 57개교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인조잔디운동장의 내구연한 도래를 앞둔 학교는 2006년과 2007년에 설치된 18개교에 이르고 있고, 지속적으로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 설치 후 5년이 경과한 학교도 2008년과 2009년 27개교에 달하는 등 총 45개교가 실질적인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더욱이 학교운동장이 일반에 개방돼 조기축구회 등의 사용이 늘면서 내구연한은 더욱 단축되는 실정이다. 2011년에 실시한 도교육청의 인조잔디에 대한 특별감사에서 정기하자 보수검사를 소홀히 한 학교 등 15곳을 적발됐다. 이는 2009년 이후에 설치된 인조잔디운동장에서도 충분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제주도교육청은 무사안일 한 자세를 취해 매우 유감스럽다. 더욱이 제주도에 책임을 전가하며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러울 정도다. 도교육청은 제주도가 추진한 학교체육시설 확충계획 협약서를 근거로 제주도와 협의해야 시설철거 또는 재설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는 도비를 투입한 사업이 아니라 국비보조를 받은 사업으로 시설연한이 경과하거나 특별한 사유에 의해 철거를 하게 될 경우 이는 제주도에 통보만 하면 끝나는 일이지 특별히 협의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제주도는 학교운동장이 지역주민들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 문제가 발생한 인조잔디운동장의 실제적 파악을 도교육청 차원에서 진행해 요구하면 충분히 교체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도교육청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번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음은 매우 실망스럽다.


 이미 많은 문제가 노출된 학교인조잔디운동장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성인보다 유해물질에 더욱 민감한 어린이·청소년의 건강피해를 생각한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역사회의 과제이다. 따라서 도교육청은 이런 심각성을 받아드려 노후인조잔디운동장의 시설 철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학교운동장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의 연구와 용역을 통해 천편일률적인 인조잔디 또는 천연잔디운동장이 아닌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다양한 교육이 가능한 운동장이 조성되어야 한다.


2013. 10. 08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오영덕·이진희·정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