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0환경단체공동성명서_무수천_한림풍력.hwp

<환경단체 공동성명서>
우근민 도정은 환경영향평가제도 무력화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재심의 결정된 한림해상풍력, 십여 일 만에 심의위 재소집

무수천 유원지, 법정보호종 조류 10여종 서식하지만 평가서엔 1종도 없어?
 
임기 말 난개발의 고삐를 완전히 풀어헤친 우근민 도정이 이번에는 마지막 보루인 환경영향평가 절차마저 무력화 시키려는 시도를 강행하고 있다. 

 12일 예정된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에는 2개의 안건이 상정되어 있다. 중국성개발이 무수천 유원지에 추진하고 있는 블랙파인리조트 개발사업과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가 한림읍 수원리 해상에 추진하는 한림해상풍력발전 조성사업이다. 

 문제는 이 두 가지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가 환경영향평가법에 근거한 평가서 작성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환경영향평가서의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시켜 주면 이후에 보완하겠다는 의견을 제출했고 제주도는 이를 근거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는 학생이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았지만 합격점수를 우선 인정해 주면 나중에 과제물을 제출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럴 바에는 개발사업에 면죄부만 주는 있으나마나 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 

 개발사업으로 인해 어떠한 환경적인 영향이 있을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업부지 내의 환경현황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두 사업 모두 핵심적인 생태계 조사내용이 빠져있다. 무수천 유원지 개발의 경우 사업시행으로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게 될 생태계에 대한 현황조사가 누락되어 있어 그에 대한 저감방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한림해상풍력발전의 경우 역시 개발사업으로 가장 환경적 영향이 큰 해양생태계에 대한 조사내용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결국, 수백 쪽에 달하는 평가서지만 내용은 백지상태인 환경영향평가서를 갖고 심의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이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한림해상풍력발전사업의 경우 지난 2월 28일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에서 이러한 문제로 재심의를 받은 지 열흘도 채 안돼서 보완서를 제출했다는 점이다. 재심의 결정으로 제주도의 불편한 심기가 다분한 상태라는 점에서 볼 때 환경영향평가서에 문제가 있더라도 통과절차를 강행하려는 제주도의 의도가 짙게 깔려있는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림해상풍력발전사업은 국내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 사례가 없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업이다. 초기 사례인 만큼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150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 28개가 바다 한가운데 설치되는 과정에서 부유사 확산, 소음·진동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주변 해양생태계 조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평가 없이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거치겠다는 것은 이를 형식적인 절차로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와 행동에 엄중히 경고해야 할 제주도가 오히려 이를 눈감고 있는 상황은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은 지난해부터 제주시와 제주도의 고의적인 행정절차 누락으로 논란이 되었던 사업이다. 행정심판 결과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되자 단 3개월 만에 겨울철 조사 중심으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 있어서 기네스북에 기록될 만한 놀라운 기록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제주도가 환경단체의 주장에 반박 보도자료까지 내며 사업자의 환경영향평가서는 문제가 전혀 없는, 의역하자면 훌륭한 환경영향평가서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제주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얘기가 이렇다. 

 지난해 도내 4개 국·공립 박물관(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교육박물관)이 공동 수행한 무수천 학술조사보고서의 결과만 보더라도 자격미달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문제가 전혀 없다며 제주도가 얼마나 양심에 없는 거짓주장을 부리는지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 예정지를 중심으로 한 무수천 주변지역에 서식하는 조류 중에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만 무려 14종에 달한다. 천연기념물은 12종(황조롱이, 매, 독수리, 새매, 참매, 검독수리, 두견이, 큰소쩍새, 소쩍새, 팔색조, 솔부엉이, 원앙), 멸종위기종 8종(멸종위기Ⅰ급 매, 검독수리, 멸종위기Ⅱ급 독수리, 벌매, 새매, 참매, 팔색조, 긴꼬리딱새)이었다. 

 물론 이들 법정보호종 중에 일부 몇몇 종은 조사범위 밖에 서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조류 조사결과 법정보호종이 단 1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서의 평가대행자 인적사항에는 조류분야 전문가도 없어 과연 조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더욱 의문이 들게 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주도는 줄곧 사업자 편만 들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억지를 부리다 이 지경이 됐으니 일말의 도의적 책임으로 사업자를 두둔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누가 봐도 이것은 옳은 행정행위가 아니다. 도민을 배신하는 행위이고, 도정 스스로 제주환경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불법행위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근민 도정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현재 계획된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과 한림해상풍력발전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심의회의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명령하고, 공정한 심의를 진행하라. 임기 말 난개발의 고삐를 풀어헤친 우근민 도정이 엄연히 명시된 규정도 위반한 채 이마저 강행하려 한다면 범도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4년 3월 10일
제주환경운동연합/제주참여환경연대/곶자왈사람들
(문의 : 이영웅 사무국장 010-4699-3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