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천 역펌핑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대전시가 갑천 하상여과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유성천에 저수로에 수영장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우리단체는 이미 저수로에 수영장을 만드는 사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되는 것에 다시 한 번 우려를 표명한다.

현재 제출된 ‘갑천 하상여과시설 기본 및 실시설계에 따른 사전환경성검토서’ 내용을 보면 수영할 수 있는 수질을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하상여과시설 설치, 하천소독, 습지우회수로나 초기우수우회관로, 낙차공 증고 등 인위적 시설을 마구잡이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전부다. 수영장을 조성하기 위해 인위적인 수로와 보를 증고하고 추가 설치하는 것은 유성천 수질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하천생태계를 훼손시킨다.

갑천 하상여과시설사업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크게 한다. 유성천의 수생태계 회복과 갈수기 수질개선을 위한 수량과 수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목적을 이야기 하고 있으나 내용은 유성천 저수로 내에 수영장 건설로 유성천의 수량이나 수질개선사업은 부차적 목적임을 알 수 있다.

대전의 지천들 중 유성천의 수질이 가장 나쁘다. 특히 본 사업구간은 유성천의 하류로 수질상태가 가장 안 좋은 구간이다. 도시하천인 유성천 최하류 저수로에 수영장을 만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더욱이 갑천과 유성천이 만나는 취수지점의 대수층은 평균적으로 1.3m~3.9m으로 하천 중심으로 갈수록 대수층이 얇아지는 상당한 불연속적인 지층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각종사례를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를 보면 해외사례에서의 평균 대수층 두께는 18.6m이며 국내사례의 대수층 평균두께는 11.8m로 나타나 갑천 구간의 하상여과수 시설은 부적합한 곳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철저한 검토 없이 하상여과시설을 설치해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다.

대전시는 대전천 유지용수 확보라는 명목으로 설치된 대전천의 대규모 보 때문에 하천 바닥이 시커멓게 썩어 보의 상류구간을 정기적으로 준설 하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천은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여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시키면 자연스럽게 하천에서 수영하고 친수공간도 확보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규모 토목공사의 대상으로 하천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대전시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유성천 역펌핑사업을 전면 백지화 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하천 저수로에 수영장을 만들겠다는 발상자체를 중단하고, 이제라도 근본적인 하천 복원에 앞장설 것을 권고한다.

2009년 4월 29일

대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고병년, 안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