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리물떼새 논평n.hwp

장다리물떼새의 대전 상륙을 환영하며…역펌핑과 가동보가 우리에게 남긴 것…

4월 중순부터 유등천에 우리나라 희귀조류인 장다리물떼새가 출현했다. 3대하천의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장다리물떼새의 유등천 생활은 불안 하다. 장다리물떼새가 공교롭게 찾아온 곳은 유등천에 보를 만들어 역펌핑을 하는 곳이다. 역펌핑을 중단하고 가동보 수문을 열어놓자 일시적으로 비오톱이 형성되어 장다리물떼새가 찾은 것이다. 청다리도요, 알락도요, 꼬마물떼새, 깝짝도요, 왜가리, 쇠백로 등 장다리물떼새와 서식환경이 비슷한 많은 새들이 찾아왔다.

문제는 다시 역펌핑을 위해 가동보에 물을 다시 채우면 장다리물떼새를 비롯한 많은 새들이 이곳을 떠난다는 것이다. 하천의 모래사장이나 비오톱 구간에서 먹이를 찾기 때문에 더 이상 이곳은 조류 서식공간이 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조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3대 하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잉어는 수위차이 때문에 이동하지도 못하고 갇히게 될 수 있으며, 번식기간에 이런 수위차이로 인해 번식에 장애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최근 가동보가 하천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하류로 배출하여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며, 3대하천과 4대강에 기존 보를 가동보로 변경하거나 신설하고 있다. 고정보의 대안으로 가동보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등천은 정기적으로 준설하지 않으면 수질이 악화되어 역펌핑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실제 지난 4월에 대전천 가동보 상류구간을 준설공사를 하였다.

대전시는 대전천 역펌핑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3대 하천에 역펌핑을 위한 시설과 가동보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역펌핑을 통해 하천 둔치도 아닌 저수로에 수영장을 조성하겠다는 유성천 역펌핑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갑천의 라바보를 하류로 이전하는 사업은 갑천 뿐만아니라 유등천생태계까지 파괴시킬 가능성이 있다. ‘녹색뉴딜’과 ‘금강살리기’사업에 편승해 하상을 준설하고 보를 만드는 계획을 지난 3월 대전시가 정부에 제안 한 상황이다.

보를 만들면 물 흐름이 정체돼 수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상식적인 사실이다. 아무리 하천의 유량을 늘리고 그럴듯하게 꾸며 놓아도 물이 썩어버린다면 하천이 살아난 게 아니라 죽은 하천이 되는 것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장다리물떼새의 서식확인을 계기로 대전시가 살아 숨쉬는 3대 하천으로 하천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에 앞장 설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계획된 역펌핑 사업과 가동보 설치 계획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더불어, 기존에 활용도가 낮거나, 용도가 없는 보를 철거를 통해 3대하천이 자유롭게 흐르는 진정한 하천으로 거듭나게 할 것을 권고한다.

2009년 4월 30일

대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고병년 안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