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지역·계층·정당 상관없이 ‘부정적’
안홍욱기자 [email protected]
ㆍ본지·KSOI 여론조사 3대 쟁점 분석
ㆍ수도권·호남 “세종시 기업과학도시로” 많아
ㆍ“용산참사 관련 정 총리발언 공감못해” 61%

경향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6일 주요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심은 ‘4대강 사업 중단 또는 유보’ ‘세종시 건설의 원안 수정 추진 또는 중단’ ‘정부의 적극적인 용산참사 해결’ 등으로 요약됐다.

◇ 4대강 사업=지역·계층·지지정당과 상관없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연했다. ‘복지예산 삭감 및 환경파괴 우려가 있으므로 국민적 공감대가 모아진 이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다. ‘대운하 사업이므로 즉각 중단’ 답변은 26.4%였다. 4대강 사업의 유보 또는 중단 의견이 ‘수질개선·홍수방지 등에 효과가 있으니 적극 추진’(22.5%) 의견을 압도한 것이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 이후 추진’ 의견은 지역적으로 강원·제주(56.6%)와 대구·경북(54.1%)·수도권(51.7%), 대졸 이상의 고학력층(53.4%), 중간소득층(51.6%), 학생(58.8%)·블루칼라(56.9%)에서 높게 나왔다. ‘즉각 중단’ 의견은 충청(37.8%)·호남(33.3%), 농·어업(38.1%)에서 높았다. ‘적극 추진’ 의견은 대구·경북(32.3%), 60세 이상(40.9%), 중졸 이하 저학력층(33.5%)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나라당 지지층도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적극 추진’(41.4%)보다는 ‘공감대 형성 후 추진’(42.1%), ‘즉각 중단’(10.9%) 등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층도 유보·중단 의견(60.3%)이 ‘적극 추진’(33.9%)보다 많았다.

◇ 세종시 건설 계획=응답자들은 9부2처2청을 충청지역으로 옮기는 ‘원안’ 추진을 31.3%로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여권이 고려 중인 ‘기업·과학 중심도시로 추진’(25.6%)을 비롯해 ‘이전 규모 축소’(21.8%), ‘전면 중단’(12.9%) 등 원안 추진에 부정적 의견이 60.3%에 달했다.

세종시 사업은 지역, 지지정당, 정치성향에 따라 편차가 컸다.

충청지역은 응답자의 61.0%가 ‘원안 추진’에 찬성해 충청인들은 지역의 사활을 건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충청지역에서 ‘기업·과학 중심도시 추진’은 22.0%였다. ‘이전 규모 축소’(9.2%)와 ‘전면 중단’(4.5%) 의견은 각각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기업·과학 중심도시 추진’ 의견은 수도권(33.4%), 호남(30.4%)에서 많았고, 강원·제주(13.5%), 서울(18.1%)에서 적었다. ‘전면 중단’ 응답자 비율은 부산·경남(20.3%)에서 가장 높았고, 호남(13.5%)·수도권(13.4%)이 뒤를 이었다.

정치 성향으로 보면 한나라당 지지층(32.1%)과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층(29.2%)은 ‘기업·과학 중심도시 추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원안 추진’은 자유선진당(40.2%)과 민주당(36.3%) 등 야당 지지층에서 많았다.

◇ 용산참사 해법=정운찬 총리가 추석인 지난 3일 용산참사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힘든 문제”라고 밝힌 데 대해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60.5%로 부정적 평가가 월등히 많았다. ‘공감이 간다’(33.9%)는 그 절반에 불과했다.

정부가 용산참사 문제 해결을 위해 검찰의 수사기록 공개를 포함한 사건의 진상규명, 유가족 생존대책 마련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 총리 발언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의견은 호남(69.0%)과 부산·경남(68.2%), 고학력층(66.9%), 고소득층(62.2%)에서 높았다. ‘공감이 간다’ 응답은 서울(40.5%)과 대구·경북(37.2%), 60대 이상(44.2%), 중간소득층(36.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