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수해예방효과, 연 수백억→4조 부풀려”
[이정희 의원 국감서 지적]
10년간 수해복구액 연 8천억…4대강 7%뿐
‘5~6년만에 사업비 회수’ 정부주장 납득안돼

황보연 기자

4대강 유역의 수해복구비용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5~6년이면 4대강 사업의 투자비 회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정부 쪽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4대강 유역의 홍수피해액이 2조원이 넘고 수해복구액이 4조3000억원이어서 사실상 투자비를 5~6년 만에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며 “하지만 소방방재청에서 입수한 지난 10년간 수해복구액 현황을 보면 연평균 8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홍수피해가 심했던 2002년부터 2006년까지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1999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평균 수해복구액으로 따지면 7987억원에 그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의원은 “정부가 4대강 예산 편성을 국가하천으로 한정하면서도 수해복구액을 계산할 때는 지방하천까지 포함시켜왔다”며 “2002년 1월부터 2005년 9월 사이 수해복구액 가운데 4대강 유역 등 국가하천의 비율은 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을 버젓이 알면서도 엉터리 홍보에 치우쳤다”며 “정확한 통계대로 따지면 4대강 사업 투자비 회수가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언제쯤이나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 장관은 “경제를 운용하는 데 있어 사실을 왜곡하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오류가 있다면 다시 실무자가 검토해서 찾아보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하천의 재해복구비 비율이 7%에 그친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료를 주면 우리가 검토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앞서 이용섭 의원(민주당)도 지난 6일 국토해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밝힌 4대강 유역의 홍수피해액과 복구비는 전국 하천의 피해·복구 통계”라며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피해액도 4대강 범람으로 인한 홍수피해보다는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주택 파손 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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