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광장 공간 재창조 사업’에 대한 대전지역 환경단체 입장

대전시가 ‘남문광장 공간 재창조 사업’이란 명분으로 남문광장에 대형 무빙쉘터(45m×45m×21m)를 3개 설치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시민들의 이용편익을 위해 초대형 그늘막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건물 7층 높이의 대형 구조물이 남문광장에 설치되면 주변 경관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더욱이 무빙쉘터 안에는 30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야외카페, 미디어아트관 등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바로 인접해 있는 수목원과 수목원 관람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남문광장 인근에는 예술의전당 야외무대, 갑천 수변무대, 유성천 수변무대 등 유사한 시설이 이미 있는 데 무빙쉘터를 설치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다.

남문광장은 갑천, 한밭수목원과 인접해 있어 신도심의 중요한 생태거점이 되고 있다. 향후 시청에서 문예공원, 정부청사, 한밭수목원, 갑천으로 연결하여 도심의 생태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녹지정책을 수립해야만 한다. 만일 남문광장을 인위적으로 개발하고, 시민들의 편익을 위한 시설과 기능을 강화한다면 주변 녹지공간과 생태거점의 기능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특히, 한밭수목원은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 한밭수목원은 대전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명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수목원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수목원 내 수목이나 식물의 생태적 질과 수준이 낮아 조성 후 여러 해가 지난 지금도 수목원이냐 공원이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목원 기능보강과 연구기능 강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전시는 수목원 기능을 보강하기 위한 정책은 뒷전으로 하고 시민들의 민원을 핑계로 수목원 개장시간을 연장하고, 휴일마저 없애고 있다. 급기야는 수목원 바로 인근에 인위적 시설을 설치하여 시민들의 편익기능을 강화한다고 하고 있다. 이는 수목원 본래의 기능자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한밭수목원은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전국 최대 도심 속 수목원이다. 그 명성에 걸맞게 한밭수목원이 도약할 수 있도록 일관된 녹지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중요한 녹지공간과 인접해 있는 남문광장에 초대형 무빙쉘터와 같은 인위적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인근의 생태적 거점들을 단절시키는 악영향을 줄 뿐이다.

대전과 같은 대도시 한복판에 남문광장과 같이 시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광장이 있다는 것은 대전의 큰 자랑거리이다. 남문광장의 지리적 특성과 시민들의 이용을 고려해볼 때, 인위적 시설물을 설치해서 남문광장을 막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에 우리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남문광장 공간 재창조 사업’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09년 12월 7일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