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수목원 개방시간 연장 조례개정에 대한 입장
- 무늬만 수목원, 한밭수목원은 연중무휴 5시부터 24시까지 개방 –

대전광역시가 한밭수목원 개방시간 연장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전광역시 한밭수목원 관리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오는 18일 대전광역시 의회에 발의되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우리지역 환경관련 3개 시민단체는 금번 발의된 한밭수목원 조례개정안에 대하여 전면 반대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조례개정의 주요 내용이 연중무휴, 새벽 운동부터 야간 산책까지 가능한 한밭수목원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대전광역시가 시민들의 이용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정책 같지만, 그 동안 열심히 조성해오면서 품격을 유지해 온 ‘한밭수목원’을 ‘한밭공원’으로 격하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연중무휴 과연 필요한가?

한밭수목원에서 동원과 서원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현재 휴관일 제도는 일주일에 하루씩 번갈아 가며 휴원하기 때문에 수목원 이용객들이 수목원을 관람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는 없다. 또한 수목원에서는 휴원일에는 시설에 필요한 정비, 보수, 방제, 보호활동 등의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휴원일이 없으면 수목원 시설에 필요한 작업이 이용객의 수목원 관람과 함께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불편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인공적으로 조성된 수목원에서 초기 수목의 생장과 안정을 위해서도 하루 정도 쉬는 것까지 막아야 하는 것인지 야박하기만 하다.

누구를 위하여 시간을 연장하는가?

조례개정안에는 이용객의 관람시간을 6월부터 10월에는 5시부터 24시까지 11월부터 5월에는 7시부터 22시까지로 변경하려 한다. 무료로 이용되는 수목원시설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관람시간을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밭수목원을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개장하여 무엇을 얻게 다는 것인지 이유가 궁금하다. 개방시간 연장은 수목원의 본래 기능을 포기하는 결정이나 다름없다. 개방시간 연장으로 야간 전등 불빛과 소음, 열매 불법채취 및 수목 훼손 등으로 인하여 수목원의 나무와 식물들은 생장활동에 저해를 받을 우려가 매우 크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수목원 본래 기능인 식물 유전자원 보전도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대전광역시민들의 귀중한 자산이고 국가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은 수목원을 단순히 인근지역 주민들에게만 한정될 새벽 운동코스나 야간 산책코스로 활용하기 위해 개방시간 연장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해 다시금 따져볼 문제이다. 또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부 몰지각한 이용객들의 불법적인 훼손활동에서 막아낼 자신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조례변경 없이도 개방시간 연장이 가능한가?

한밭수목원의 개방시간은 ‘대전광역시 한밭수목원 운영 및 관리 조례’로 규정되어있다. 그런데 한밭수목원 개방시간이 조례가 변경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정 사실화하여 이미 개방시간이 연장되어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조례가 변경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방시간을 연장하여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서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밭수목원은 중부권 최대의 수목원을 목표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되었다. 수목원은 수목유전자원의 보호와 자원화 그리고, 교육적인 목적이 특히 강하다. 시민들의 편익과 휴양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공원과는 분명하게 차이가 있다. 한밭수목원이 도심 속에 위치하다 보니 타 수목원과 다르게 일부시민들이 편익 강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밭수목원 개방시간 연장, 인접한 남문광장에 거대한 무빙쉘터 설치 등 모두 한밭수목원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계획들이다. 한밭수목원은 산림청으로부터 50% 예산을 지원을 받아 조성되었다. 그리고 현재도 한밭수목원 유지관리비와 인건비 일부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국가정부가 대전광역시에 지원하는 명분은 단 하나 ‘수목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전시가 스스로 수목원이라는 본래기능을 포기하는 정책들을 쏟아내며 한밭수목원이 공원이냐 수목원이냐는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 대전광역시장이 제출한 한밭수목원 개방시간 연장을 골자로 한 조례개정안은 한밭수목원의 수목원 본래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개정안이다. 타 지역 어느 수목원도 이렇게 개장시간 무리하게 연장하여 운영하는 사례가 없다. 이번 조례 개정안은 절대 통과되어선 안된다. 한밭수목원은 대전에서 가장 사랑받는 관광명소이다. 많은 시민들이 한밭수목원이 도심 속 중요 녹지공간이며 생태적 거점이자 시민들의 쾌적한 휴식공간으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목표대로 한밭수목원이 중부권 최대의 수목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전광역시가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일관된 녹지정책을 수립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9년 12월 13일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