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습지와 강을 보전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환경단체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4대강 한일 시민조사’가 있었습니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 일대를 다니며 4대강 사업 때문에 변하고 있는 강의 모습을 살펴보고, 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 4대강 한일 시민조사단 활동을 마치는 기자회견 모습   사진 : 환경연합 마용운 

팔당 유기농단지에서는 졸지에 농지를 잃어버리게 된 농민들의 아픔을 함께 했고, 여주 지역 일대의 남한강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고 있는 강변 습지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었습니다. 안동 지역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일대를 걸으며 하회마을과 병산습지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하지 않다가도 구담보 건설로 망가지고 있는 구담습지의 모습은 모두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금강 금남보 건설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끝으로 시민조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 낙동강 중상류 병산습지 일대를 살펴보고 있는 조사단   사진 : 환경연합 마용운 

일본인 참가자만 12명에 이르렀을 정도로 일본에서도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큰데, 사업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오사카대학에서 환경법을 가르치고 있는 오쿠보 노리코 교수는 “한국의 ‘그린뉴딜’은 자연환경을 살리는 것이라고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 와서 보니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4대강 사업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줄 알았는데 곳곳에서 이렇게 많은 공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강을 살린다는 이름으로 보를 건설하지만 결국 자연이 파괴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 오쿠보 노리코 오사카대학 법학부 교수   사진 : 환경연합 마용운

이마모토 히로타케 교토대학 명예교수는 “하천공학이 전공이어서 많은 댐과 보를 만드는데 관여했다. 그러나 한국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이나 이유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홍수 피해를 방지하는 치수에 있어 물을 빨리 흘려보내는 것이 중요한데 4대강 사업처럼 중간에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두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러한 공사는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공사이다. 가능하다면 이런 계획을 지지하는 하천공학자와 전문가와 토론을 하고 싶다”며 한국의 하천 관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하였습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하나와 신이치 일본 람사르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한국의 대표적인 강 곳곳의 공사현장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현장을 직접 보고 환경단체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4대강 사업이 이수나 치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환경 파괴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사가 진행되면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다. 2008년에 있었던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 개회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의 습지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대통령은 람사르총회에서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남한강변의 아름다운 습지가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지고 있는 모습. 나무들이 다 베어져 푸른 막으로 덮여 있다.   사진 : 환경연합 마용운

또한, 그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어느 한 지역의 문제도, 한국 한 나라의 문제도 아니며 전지구적인 문제다. 환경문제는 국경이 없으며, 전세계 모든 사람이 손을 잡고 해결해야 한다. 2010년 10월에 일본 나고야에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2012년에는 루마니아에서 제11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개최된다. 이러한 국제회의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일본과 한국의 습지 엔지오들이 서로 협력하여 4대강 사업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팔당 유기농단지와 이포보, 강천보, 병산습지, 구담보,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합강리습지, 금남보 등지를 다니며 말로만 듣던 4대강 사업 현장을 직접 살펴본 일본의 환경과 습지, 하천 관련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히며, 4대강 사업의 실태를 일본과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고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글 : 마용운(환경연합 국토생태팀장)

      담당 : 환경연합 국토생태팀장 마용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