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느낄 사이가 없는 2010년이다. 텃밭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계속 내리는 비와 낮은 기온으로 작물 심기를 더 미뤄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장에 나온 모종들도 ‘아직은 너무 추워요’라고 말하는 듯 비실비실… 끝내 모종은 사지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텃밭에 작물을 얼른 심고싶은 조급함과 무럭무럭 자란 작물을 수확하고 싶은 욕심이 불끈불끈  솟아났지만, 더 기다려야하나보다.

그래도 2주만에 보는 구암터식구들이 모인 4월의 날씨는 아주 맑음이다.^^
구암터 식구들의 얼굴을 맞대고 먼저 김매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작물을 심기위해 일궜던 땅위엔 풀들이 거의 나지 않았는데, 밟고 다니기만한 이랑에는 풀들이 가득하다. 사람의 손이 간 곳은 확실이 달라도 다른가보다.

개인텃밭별로 모종 심는 것을 미룬 대신, 공동텃밭이 더 풍성해졌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들이 있고, 겨울부터 봄농사를 준비해온 두분(?)께서 토란, 생강, 단호박 씨앗을 준비하셨다.
물에 담궈 싹을 틔운 단호박씨앗은 땅을 깊이 파고, 퇴비와 액비 등 양분이 될 것들을 넣고, 흙으로 그 위를 덮는다. 덮은 흙위에 구멍을 내고 호박씨앗을 몇개 심고 흙으로 덮어준다. 
 

                                                                                                                                        

시린 겨울 고라니의 식량이 되었던 시금치는 봄기운을 느꼈는지 새 잎이 쑥쑥 자라 서너집이 가지고 갈만큼이나 수확되었다. 아주 작지만, 겨울과 봄을 지나며 자란 그 맛이 일품일 것이다.

[텃밭에서 가져온 시금치로 요리해 먹기]



다음주에는 모종들을 심을수 있을까? 고추, 가지, 토마토 등등.
빨리 심어서 자라는 모습도 보고싶고, 맛있는 요리도 해먹고싶다. 내손으로 키운 가지로 만든 가지무침, 싱싱한 토마토주스~ 한껏 기대가 된다.
따스한 봄기운이 찬바람을 멀리 몰아주길 바라면서 텃밭일과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