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촌에 관심 있는 회원 소모임이 대청호 상류지역의 농가를 찾아 농촌의 현실을 직접 알아가면서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대청호사랑방.
그 첫 번째 모임이 5월 12~13일, 금산군 군북면 산안리 황의경님 농장에서 있었습니다.
총 17명의 소모임 회원 중 10분께서 참가해 주셨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농사일이라 농가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통증도 상쾌하네요’라는 박인덕님의 소감처럼 보람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1박 2일 동안 양파와 감자밭의 풀뽑기, 마당 공사 그리고 논에 마른짚과 거름을 넣는 일을 했습니다. 또한 숯불 피워 구운 고기로 시작한 저녁식사에서 금산 제조 막걸리를 마시면서 밤 늦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로 옆집에 사신다는 동네에서 제일 젊으신 재수오빠^^님의 한밤중 뜻밖의 방문도 반가웠고,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는 굳은 약속도 하였습니다.
산안리는 산벚꽃축제가 열리는 보곡마을 산꽃단지 바로 그 마을이었습니다. 아침에 가볍게 산책하러 나선 길에, 꽃은 이제 없지만 축제 준비했던 조형물, 전시물을 볼 수 있는 산벚꽃길을 따라 결국에는 등산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카시아 꽃을 따러 벌이 붕붕 날아다니는 초록이 무르익은 산길, 그 전날 밭일에 다리는 아프고 숙취로 힘들었지만 ‘보이네요’ 정자에서 산아래를 보고 나니 예정에 없던 등산도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논에 거름으로 쓰게 된 작년에 다 팔지 못해 싹이 나고 상한 양파와 감자가 마음 아팠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귀농한 농가이면서 무농약 농업을 고수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더 힘들고 어려워질 수 있는 농민의 입장도 안타까웠습니다. 농촌에서 살지 않더라도 농업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비싸거나 못생겨도, 혹은 좀 귀찮더라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소비하는 것 아닐까요?
제초제 없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신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논에 모가 심어지고 친환경 쌀농사의 주역이 될 오리들이 그 사이를 헤치며 잡초도 제거하고 벌레를 잡아 먹으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귀찮을 수도 있는 많은 손님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막걸리도 사주시고, 각종 부침개며 밥과 반찬, 간식거리를 준비해주신 황의경, 고명운 부부 너무 감사했습니다. 양파, 감자 수확때도 함께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전하면서 이 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쉽고 편하게 사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신념이 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모두 웃으면서 함께 조금씩 갈 수 있는 길.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