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을 살려주세요”
    조력발전소 계획대로 건설되면 댐 안에 갇힐 판…

충남 태안반도의 가로림만에 물범이 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수십 마리 시절을 기억하지만, 지난해는 9마리, 올해는 5마리만 관찰 됐다.

바로 이곳에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가 생긴다. 조력발전소는 바다에 설치되는 일종의 ‘댐’이다. 가로림만 하구(서산시 대산읍 오지리~태안군 이원면 내리)에 방조제를 쌓고 이곳을 드나드는 밀물과 썰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설계대로 2014년에 발전소가 완공되면, 물범은 댐 안에 갇히게 된다.

지난 정부 때 경제성이 없다고 보류됐던 가로림만 발전소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일사천리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가 발전사업을 허가했고, 공유수면매립사업에 따른 사전환경성검토도 마쳤다. 지식경제부가 전원개발실시계획을 승인하고 환경영향평가도 마치면 이르면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사업자인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에 따라 재생에너지 비율 2%를 맞추려면 조력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며 “환경영향평가가 나오는 대로 물범 보전대책을 시행하는 등 환경피해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물범의 보전대책이란 있을 수 없다”며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물범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7월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