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경주방폐장 공기 4번째 연기, 안전대책 마련 않고 준공날짜만 연기해서는 안돼

경주 방폐장 건설 공사 기간 4번째 연기, 90개월로 또 다시 늘어

안전대책 마련 않고 준공날짜만 연기해서는 안돼

 경주 방폐장 준공 시기가 또 연기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실시계획 변경고시안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4번째 연기 결정이다. 1차 6개월 연장, 2차 30개월 연장, 3차 18개월 연장되더니 4번째로 다시 6개월이 연장되어 애초 30개월 공사기간이 90개월로 연장된 것이다. 그만큼 경주 방폐장 부지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기간 연장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경주 방폐장은 연약한 지반에 건설되었으며 하루 2~3천여 톤의 지하수가 쏟아져서 핵폐기물 드럼통을 넣어서 폐쇄하고 나면 사일로(핵폐기물을 보관하는 방)가 지하수에 잠기게 된다. 지하수 이동 속도가 빨라서 시간이 경과하면 균열이 발생한 틈으로 방사성물질이 새어나와서 주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도 이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가 끝났다고 무턱대고 준공하고 핵폐기물 드럼통을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이번 공사시간 연장은 그동안의 공사기간 연장과 다르다. 사실상 공사는 끝났지만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준공날짜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에서는 마침 오늘(24일) 경주 방폐장 안전성 논란에 대해 찬반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토론회에서는 경주 방폐장 부지에 대한 2005년 부지조사위원회 평가 결과가 실재 부지조사보고서와 수치부터 틀린 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암반 균열과 지하수 침투로 인해 핵폐기물을 다시 꺼낼 수밖에 없었던 해외사례도 소개될 예정이다.

경주시민들은 잘 못된 부지조사위원회 평가 결과 발표 때문에 경주 방폐장 예정 부지가 안전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알고 주민투표를 했다. 당시 관료들은 훈장까지 받았지만 부지조사 보고서는 비공개였고 4차례 공사기간이 연기될 때까지 엉터리 부지선정위원회 평가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경주 방폐장 추진 과정에 대해 평가를 철저히 하고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경주 방폐장 준공 전에 안전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방사성물질이 완전히 사라지는 기간인 300년 이상동안 사일로가 지하수에 잠기지 않도록 계속 지하수를 퍼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차하면 핵폐기물 드럼통을 모두 꺼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도 있도록 처분장을 폐쇄하지 않고 계속 사일로 균열여부와 지하수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안전대책 없이는 경주 방폐장 준공은 불가능하다.

2014. 6. 24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시재 장재연 지영선 사무총장 염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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