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니온·언론노조 "공영방송에서 헌법 위반했다"

"인사검증을 한답시도 지역도 보고 여러가지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과의 대화 녹취록 중.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MBC 경영진과 극우 매체간의 녹취록에서 부정 채용 행위가 발생한 정황이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노조 가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역 차별 채용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청년유니온과 공동으로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원회의 진정을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MBC는 임금피크제를 8년째 시행하고 있지만 2013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신규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 가입 차단 등 부당노동행위를 목적으로 한 경영진의 신규공채 중단과 경력직 채용 정책에 따라 방송사 입사의 꿈을 갖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의 지원 기회조차 박탈했다. 정부여당이 말하는 노동개혁정책과 상반되는 결과가 공영방송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출신 지역을 선별한 행위는 민간 기업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과 노동권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자, 채용시 지역 차별을 금지한 고용정책기본법 제 7조 위반에 해당한다. 공영방송 MBC가 무법천지가 아닌 이상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청년 일자리를 보장하는 데 앞장서야 할 공영방송 MBC가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 MBC경영진의 행태는 명확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사례"라며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국가인권위 설립취지에 맞게 제대로 조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유니온 조합원중에 언론사 입사 희망자들이 많다. 한 분은 입사 준비를 한 지 5년째이고 내년이면 서른살이 되는데 최후의 기로라고 한다. 부모의 지원을 계속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직활동을 계속 할 것인지, 정규직을 포기하고 외주제작사에 들어가야 할 것인지 최후 기로에 서 있다고 한다"며 "방송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넘어서 어디에서나 자부심을 갖고 일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일터의 신분을 놓고 갈등하는 조합원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민수 위원장은 "최근 MBC에서 지역 차별 채용을 암시하는 발언이 나왔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절망과 탄식이 오고갈 것"이라며 "MBC는 뉴스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홍보하며 청년일자리 창출을 부르짖지만, 지난 2013년 이후 중단된 신규 채용에 대해서 묻고 싶다. 공영방송에서 일어난 지역차별과 부정한 채용관행에 대해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언론노조의 역할이 없었다면 이 문제는 세상에 드러나지 못했다"며 "청년유니온이 앞으로도 언론계의 공정한 채용과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 언론노조와 함께 싸워나갔으면 좋겠다.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기는 이 문제들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