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바보’들의 햇빛발전소 ‘둥근해가 떴습니다‘
“그 동안 우리들은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누려야 할 권리가 있음에도 바보 같이 살아왔으니 ‘바보’입니다.이제부터는 우리와 다음세대를 위해 깨끗하고 안전하며 정의로운 에너지로의 전환을 꿈꾸며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며 ‘바보’라고 평합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우리들은 ‘바보’입니다. 현명한 바보! ”
위의 글은 ‘전태일 평전’에서 나오는 바보의 의미를 각색하여 쓴 글입니다. 어찌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현명한 시민들의 모습은 한결같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 옥상]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준공식]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정책에 맞서 탈핵과 에너지전환을 외치며 시민들이 직접 에너지를 바꾸고 있습니다.바로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조합원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지난 1월 16일 오후3시,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 옥상에서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가 준공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준공식에는 광진햇빛발전소 건립에 함께 참여한 조합원들과 광진주민들이 참석하여 준공을 축하했습니다. 기존의 핵발전확대정책으로 일관하는 정부에게 시민들은 햇빛발전소를 직접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는 지역의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자립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며, 햇빛발전소가 계속해서 건립되어 신기후체제의 대응과 탈핵사회로의 전환에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날 준공식에 소식을 간략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준공식의 사회는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의 손정은 청년이사가 보았습니다. 1호기 삼각산고 햇빛발전소 건립을 계기로 2호기 한신대 햇빛발전소와 3호기까지 계속해서 청년이사로서 참여하며 하고 계십니다.
[손정은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청년이사]
준공식 순서는 최회균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의 ‘여는 말씀’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의 가치와 방향 그리고 준공식의 의의를 알기쉽게 말씀해 주셨으며 이 자리가 있기까지의 조합원들의 염원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함께 축하했습니다.
[최회균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다음은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준공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양길승 서울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의 축사와 이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상축사가 있었습니다.
[양길승 서울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회장]
다음으로 참가자 소개로 내외빈 및 조합원 소개가 있었고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건립 경과보고가 이어졌습니다.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건립 경과보고]
다음으로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건립에 함께 참여한 광진지역의 단체에 ‘감사패’를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사패를 수상한 단체는 ‘광진주민연대’와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입니다.
광진주민연대는 광진햇빛발전소 조합원 확대와 참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동부여성발전센터는 광진햇빛발전소 건립 추진에 공간제공을 넘어서 지역주민들의 참여에 많은 역할을 하였습니다.
[김영애 광진주민연대 공동대표]
[김인선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
다음으로 광진햇빛발전소 건립을 위해 중심에서 활동했던 ‘광진햇발전소 추진위원회’의 추진위원 인사가 있었습니다.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추진위원회]
뒤이어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를 둘러보며 기념촬영으로 준공식을 마쳤습니다.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준공은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의 조합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응원이 없었다면 결코 이뤄내기 어려웠습니다. 다시 한번 준공에 축하드리며 고맙습니다.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 현판 제막식]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의 목적은 사회적문제의 해결입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참사 이후 세계는 탈핵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화석연료와 핵발전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후쿠시마는 전세계에 묻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체르노빌과 스리마일을 통한 핵발전참사의 위험과 핵발전확대정책으로 인한 지역갈등 정도의 고민만 있었습니다. 항상 핵발전과 탈핵은 환경단체의 일부 활동가들의 영역이었고, 탈핵이라는 주제가 대중에게까지 화두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이 후쿠시마의 참상을 바로 옆에서 보고 들음으로써 피부에 와닿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 둘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참사가 일어나고 제일 먼저 경각심을 갖고 대응했던 분들은 어머니들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는 농수산물의 국내유통과 아이들의 급식유통에 빨간불을 켜고 감시와 문제 제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정부의 지나칠 정도의 무책임한 대응과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미루어 지다보니 어머니와 학부모들의 관심은 더욱 커져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후쿠시마는 방사능유출의 수습이 되지 못한 채 진행중입니다.
2005년 12월 5일, 상수동 여수마을 주민들이 밀양시 가곡동 한전 밀양지사 앞에서 자발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여 밀양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 이후 10년간의 밀양송전탑 반대운동은 지역의 작은 갈등으로만 치부되었던 문제가 국내 에너지체계의 문제로서 사회갈등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은 이러한 핵발전소의 위험과 지역갈등의 문제에 있어서 시대의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를 계속해서 고민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참사는 그 동안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생명과 생태의 소중한 가치를 실감할 수 있게 만든 하나의 계기.
어떻게 하면 화석연료와 핵에너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에너지 지역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타인의 불행 위에 사용되고 있는 전기의 편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국내 발전량의 70%를 소비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시민들은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불행위에 편안함을 바라는 삶에 정면으로 도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은 사람과 환경 그리고 생명을 위한 정의로운 에너지로의 전환을 꿈꾸며, 2012년 8월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100인추진위원회 발족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설명회 및 간담회를 거쳐 2012년 12월15일 창립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의 목적은 첫째, “우리지역에서 쓰는 에너지는 우리가 만들자”라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은 소비하는 에너지의 97%를 대형 화력과 핵발전소 등 외부 전력생산에 의존하고 있고, 전력 자립률은 겨우3%입니다. 수도권의 전력수요 집중으로 말미암아 초고압 송전탑의 건립과 핵발전소 확대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어 서울에서부터 변화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둘째, 재생에너지인 “햇빛발전소의 확대”입니다. 햇빛은 모든 지역에서 풍부하며 분산형 에너지체계에 가장 적합한 모델입니다. 예전에는 비싼 에너지원이었지만 지금은 기술력의 변화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2011년 재생에너지가 핵에너지의 비중을 넘어섰고, 에너지전환의 견인차역할을 재생에너지가 하고 있습니다.
셋째, 협동조합을 통한 지역에너지공동체의 조직화입니다. 인간의 삶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적입니다. 인간은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는 끊임없이 인간을 개인화시키고 인간관계를 분열시킵니다. 서로 협동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삶을 가로막습니다. 이러한 삶에 협동조합은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를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입니다. 협동조합과 공동체는 지역주민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로운 삶의 방식입니다.
“지역속으로, 주민과 함께 에너지전환을 향해”
이를 통해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은 2013년 1호기 삼각산고 햇빛발전소(19.11kW)를 전국최초의 시민참여 학교햇빛발전소로 준공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옥상의 부지선정에서부터 지역설명회, 주민간담회, 지역풀뿌리시민단체와의 연대 등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자립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동안 에너지 소비 주체들의 에너지 생산 책임에 대한 고민을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이 강북지역에 삼각산고 햇빛발전소를 건립하므로써 해결이 된 것입니다. 강북지역의 에너지운동의 거점과 에너지생산 및 교육이라는 공간이 만들어짐에 지역의 에너지공동체운동이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현재 1호기 삼각산고 햇빛발전소의 발전량과 판매량은 2014년에 2만5082kWh의 전기를 생산하여 한전에 358만1906원으로 판매하였고, 공급인증서는 평택에너지와 2013년 12월에 12년 공급계약(수의계약)을 체결하여, 2014년에 발급받은 35REC을 350만 원에 판매했습니다. 서울시로부터는 2013년 6월~2014년 7월까지 발전량에 대해 1kWh당 50원씩 총 134만4800원을 지원받았습니다.
뒤를 이어서 2014년에는 강북지역에 2호기 한신대학교 햇빛발전소(49.82kW)를 건립했습니다. 한신대학교 햇빛발전소 또한 주민과의 접점의 확대를 기반으로 부지선정, 설명회, 간담회를 통해서 건립할 수 있었습니다. 2호기 한신대 햇빛발전소는 2014년에 4만3735kWh의 전력을 생산하여 한전에 601만5원에 판매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판매못했던 공급인증서를 2015년 12월에 모두 소진하여 7,410,000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서울시로부터는 2014년 4월~7월 발전량 2만2097kWh로 110만4850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16일(토) 오후3시, 동부여성발전센터에서 3호기 광진햇빛발전소의 준공식을 개최했습니다. 녹록치 않은 소규모 태양광발전의 생태계이지만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보여준 시민들의 행동이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는 38곳에 이릅니다. 대부분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 2013년 이후 지역 단위로 설립된 에너지 협동조합들이 운영중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후쿠시마 핵발전참사가 계기가 되었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 등이 맞물려 에너지전환이라는 방향전환을 위해 만들어 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인 상황과 구조가 바뀌게 되어 현재는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는 지속적으로 건립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원인으로 꼽는 게 첫 번째로 2011년부터 도입된RPS(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제도 입니다. 그 전까지는 FIT(발전차액지원제도)제도로서 정부가 정한 재생에너지 가격에서 입찰된 가격에 대한 차액을 정부가 지원하게 됨에 따라 소규모 태양광발전소의 존립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RPS제도하에서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로 입찰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공급인증서를 판매치 못한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들은 존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해를 거듭하여 SMP(전기도매가격)가 하락함에 따라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들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입니다.
“앞으로의 대응방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은 소규모 시민참여형 협동조합이 분산형 에너지체계의 대안이라는 점을 믿고 계속해서 햇빛발전소를 건립해 나가려 합니다.
첫째, 서울지역의 비싼임대료와 부지라는 공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교 옥상을 주목표로 학교햇빛발전소를 건립하겠습니다.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과의 업무협약 등으로 학교와의 관계가 더욱 확대되어 올해에는 많은 학교햇빛발전소가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둘째, 소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존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중앙정부를 대상으로 제도개선운동을 지속합니다. 서울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에너지협동조합들과 연대하여 제도개선운동을 진행합니다.
셋째, 복합적 이슈로 지역과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기입니다. 더 이상 에너지 이슈만으로는 주민들과 대화하고 접점을 찾는게 어렵습니다. 사회적 경제, 문화, 마을공동체 등의 의제를 갖고 있는 단체들과 같이 컨소시엄을 맺어서 에너지네트워크의 확대화 조합원과 관계의 깊이를 더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현명한 시민들은 과거의 성찰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갔습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도 지금까지 우리들이 걸어왔던 에너지전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