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1.16), 환경정의 활동가들이 설악산에 올랐습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이자 아름다운 정경을 뽐내는 설악산에 오르면서 생태계 보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20160116_110936_HDR

오전 11시,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서울에서 온 다른 분들도 계셨어요. 저희처럼 단체로 오기로 하고 개인이 참석하기로 했어요. 현재 天인행동이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어서 그런지 여러번 오신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입구에 서니 험준한 산의 자태가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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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 나눠준 작은 정사각형의 플래카드를 가방에 단 체 안으로 들어갔어요.

케이블카 반대행동

함께 모여보니 약 50명이었는데 일일이 소개를 하고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과정이 어디쯤 와 있는지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런 후 삼삼오오 모여 걷기 시작했어요. 가다 보니 엄마 아빠와 함께 자연을 지키겠다고 나선 아이는 우리보다 더 큰 것을 들고 앞서 걷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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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참 날이 포근했는데, 정작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곳곳에 얼음이 보였습니다. 서울에서는 얼음을 볼 일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뭔가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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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돌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밟으며 열심히 오르기 시작했어요.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저 끝에 꼬마 아이는 마치 과자 봉지를 들고 “훗! 이거 별거 아니군!” 하며 따라오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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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얼음, 그 사이로 보이는 깨끗한 물이 우리 마음에 마치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주었답니다. 초반에는 그리 높지 않은 경사도로 “아… 나도 산에 오를 수 있어!”라고 생각했어요. 비룡폭포까지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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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늦게 출발한 터라 12시가 조금 넘었을 즈음 비룡폭포에서 한템포 쉬면서 각자가 싸온 도시락을 먹기로 했어요. 우리들은 주먹밥을 의도하였으나 비빔밥이 되어버린 도시락과 삶은 달걀을 준비했어요.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너무도 설악산을 사랑한다는 어떤 분은 본인이 설악산에 대한 마음으로 직접 작사, 작곡하신 노래를 요들송처럼 불러주셔서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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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한 후 단체 사진 한 컷 남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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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우리는 토왕성 폭포를 향하여 길을 나섰지요. 그런데 거긴 돌과 흙으로 된 산이 아닌 가파른 데크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서 그런지 우리의 숨소리는 점점 커져가지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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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가니 이제 100m만 가면 우리의 목표가 있다는 푯말이 있었어요. 그 곳은 산양의 서식지라 조용히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 기억나서 괜히 조용히 두리번 하게 되더라고요. 사람들이 올라가겠다고 만들어 놓은 데크 때문에 자기 집에서 편히 돌아다니지 못할 생각이 드니 그네들한테 참 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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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설악산의 토.왕.성.폭포의 위엄!!! 산 정상에 이르러서 바라보는 토왕성폭포는 정말이지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사실 이 토왕성폭포 전망대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대요. 더 많은 사람을 불러오기 위해 산, 이곳저곳에 인위적인 데크가 만들어진다는 말에 안타까움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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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데 실패한 소수의 활동가들을 제외하고 우리는 토왕성폭포를 배경으로 미리 준비한 카드와 함께 사진을 남겼습니다. 정말 이 말이 그래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행동해야겠습니다!!

“설악산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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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국립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반기는 반달가슴곰은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때만 해도 존재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이 곳에 서식하지 않는다네요. 사라진 거죠. 또 미안한 마음이 잔뜩 들면서 사람이 다니는 반경이 너무 넓어서 다른 생명이 살 곳조차 빼앗는다는.. 그것도 알량한 자본의 노예가 되어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행동을 우리가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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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속초에 있는 설악산에서 원주지방환경청 앞으로 이동을 했어요. 왜냐하면 그 곳엔 박그림 선생님을 비롯하여 활동가들이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저지를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계시는 현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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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 하나 없이 그 곳에서 비박하면서까지 생명과 생태계를 지키겠다는 마음은 제가 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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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곳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활동하시는 박그림 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그리고는 박그림 선생님은 오히려 우리 하나 하나를 안아 주시면서 뜨거운 에너지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 전날 하루종일 1년의 활동을 기약하기 위한 계획워크숍을 하고 그 다음날 서둘러서 속초 설악산, 원주 환경청, 그리고 서울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멀다면 먼 길을 다녀왔는데, 피곤해서 씻고 싶은 마음보다 더 간절했던 것은 꼭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모여 권력과 자본의 힘에 생명이 하찮게 스러져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3월 말까지 天인행동 계속 이어지니, 시간과 마음을 내어 함께 해요!
설악산 국립공원을 왜 지켜야 하는지의 구체적인 이유도 윗 링크를 따라가시면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