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리​.꺼리.결의 -논습지 조사단의 15년 활동 결과

지난해 12월 말. 구례에서는 생산자회 농업후계자들과 기술 위원회의 1박 2일 워크숍과
논습지 조사단 겨리팀의 15년 활동보고가 있었다.

첫째 날에는 1년간 농사를 공부한 교육생들과 기술 위원회 위원들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진행되었다.

비어락 하우스에서 송년회로 첫째 날을 마무리하고 둘째 날 일정을 이어갔다.
송년회를 함께 해서인지 둘째 날 아침에는 모두가 더욱 반가웠다는

겨리팀은 지난 프로젝트 박람회 때 발표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15년의 활동 결과를 브리핑했다.

14년까지 논생물 조사팀으로 활동했던 겨리팀의 고민
 -10년간의 논습지 생물 조사 활동의 성과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생산자는 무너지는 생산 기반과 함께 현 유기농업 기술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유기 농산물로 경쟁력을 갖춰달라 한다.
 따라서 도농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시작한 "조합원 가족과 함께하는 아이쿱 생산지의 생물 다양성 조사" 프로젝트.
겨리팀은 생산지 5곳의 생물 다양성 조사와 산지 특성에 맞는 도농교류 프로그램 기획과 지원을
15년 5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밭과 과수농가로 조사지를 확대한 15년.

밭 조사는 처음이다.
의성의 김병호 생산자 밭을 시작으로 홍성의 주정산 ,천안의 김근호, 무안의 김기주, 창원의 이영국 생산자의 밭까지
5곳의 생산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 다래 밭 조사에 앞서서는 식물과 곤충에 대한 전문가를 모시기까지 했다.
이영국 생산자의 참다래 밭 조사 현장 스케치는 "수상한 그녀들"이란 포스팅에 자세히 담겨 있다.

화면 아래 왼쪽 사진이 흰민들레이다.
흰민들레는 무농약 밭에서 관찰된다.
이 설명을 들으니 노란 민들레는 지천인데, 흰민들레를 본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흰민들레가 보이는 곳에 가면 그곳의 농사꾼을 궁금할 것 같다.

"거머리는 무농약 논에서 나온다"
그래서 요즘은 거머리 보기가 힘들었구나.. 싶다

생물은 경작지의 환경을 아는 지표종이 된다.

풍년새우, 물벼룩, 긴꼬리 투구 새우도 무농약과 물 관리를 잘 해오고 있는 친환경 농업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친환경 농업은 사람과 함께 여러 생물들을 되 살려 내고 있다.

바닷물을 뿌리면 고구마 잎이 두꺼워져 유충이 방재 된다.

바닷물을 뿌려 고구마를 재배하는 무안 해야 농장의 밭에는 방게가 출현하곤 한다.
겨리팀은 이곳에 생물 다양성 포토존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아이쿱의 인기 프로그램인 홍성 캠핑 데이에 지난해부터 체험 부스를 참여하고 있는 겨리.
조합원과 가족들이 다양한 생물을 채집하여 그림으로 그리고, 플래카드에 부착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결과물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역사가 되는 것이다.
 

"산지별로 계절을 바꾸어서 와 달라.
계절별로 찾아와서 농가에 경제적으로 피해를 주는 해충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달라
그리고 겨리가 가지고 있는 자주 접하는 식물, 곤충들의 자료도 지속적으로 분류해서 공개 해달라."
겨리팀의 활동 발표를 듣고 있는 생산자들의 요구이다.

그간 자료 정리를 해오다가 뜸해지고 있는 요즘인데 생산자들의 이야기에 다시 잘 정리를 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는 겨리팀.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먼저 소비자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단순히 곤충으로만 보다가 이것이 익충 인지? 해충인지?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지표 생물을 특별한 목적 없이 조사했다면, 이제는  해충과 익충의 구분,
해충을 유인하는 식물은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 달라.
그러다 보면 농가 이익에 한몫을 담당할 것이다."

겨리팀의 활동은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관심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16년에는 6명의 조사원이 12회 정도 산지를 찾아갈 예정이다.

조사 활동에 만 그치지 않고, 조합원들과 함께 산지에서 다양한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고 더하기 활동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정찬율 국장은 생산자회에서 확대경(10배 광학 현미경)을 30~40개 를 준비해 산지를 체험하는 조합원들에게 사용하게 할 예정이라 말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산지 체험 활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체험활동을 각 조합에서 어떻게 모을 것이고, 얼마나 많은 조합원들과 함께 할것이냐는 질문에 
겨리팀의 신옥영 활동가는 모든 조사에 조합원이 다 함께 할 수도 없을 것이고, 조합에도 모든 조사 프로그램을 다 알릴수도 없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캠핑 데이의 경우와는 다르게 밭 생물 조사는 처음이다 보니 조합원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산비탈에 위치한 다래 밭에 아이들이 들어오면 위험할 수도 있다. 또 열매가 맺고, 수확하는 시기에 많은 인원들이 모여들면 생산지에 피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이 체험활동은 여러 가지 고민과 함께, 활동의 다양성을 충분히 보여주리라.

김병호 생산자는 "이런 행사를 진행할 때 기존의 축제에 겨리팀이 지원을 하는 방법도 있겠고, 자체 주관을 하는 방법도 있겠다."라는 의견을 보태어 주었고,  겨리팀의 지지자 영남 활동국 조향숙팀장은  "영남권에서는 16년에 생태 안내자 교육을 진행해 볼 계획이다."라고 멋진 소식을 전했다.

"열매를 맺게 한 건 사과나무고, 그걸 지탱해준 건 자연이잖아.
그런데 날 도와준 건 역시 사람이었어​."
기적의 사과의 저자인  이사카와 다쿠지씨의 말로 겨리팀은 브리핑을 마쳤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겨리팀.
이 팀이 진행할 16년의 다양한 꺼리와 결의를 기대해 본다.

​감동과 유쾌함의 연속이었던 1박 2일의 취재 후 남는 생각 
-농사는 경영이고 과학이다. 그리고 사람을 향한다.

글_ 아이쿱 시민기자 김현숙(사천아이쿱)/사진 _아이쿱 시민기자 엄지영(부산해운대 아이쿱) 
[출처] 겨리팀의 꺼리.결의-논습지 조사단의 15년 활동 결과|작성자 icoop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