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다가옵니다.
다가올 한 해는 덜 걱정하고 더 행복해지기를 소망하며 2015년을 되돌아봅니다.

지난 한해는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희망과 꿈조차 가지기 힘든 절망적인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OECD 각종 지표에서 꼴찌를 차지한 항목이 50개에 육박하는 괴로운 한 해였습니다. 힘겨운 2015년을 살아온 민중들을 어찌 위로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실로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존경하는 새사연 회원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한해 꿋꿋하게 견뎌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틈바구니 속에서 신음하는 청년들의 외마디 고통을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전가하는 행위가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손님이 끊겨 생계가 어려워져도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고 그저 발만 동동댑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암묵적 방조 속에 현 정권은 폭압과 독선으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질수록 점점 더 가속화 되어갑니다. 박근혜 정부의 행정에서 어렵게 이룩한 민주화의 역사는 밀어내고, 개인 가족사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노골적인 움직임을 느끼는 것이 비단 저 뿐은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민중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하는 것은 남 탓뿐이며, 오로지 자신의 치부를 위장하는 데에만 열중인 박근혜 정부는 오늘도 무책임한 정치놀음으로 ‘잘 버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의 상흔인 반북의식만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국민들의 공포와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네 편 아님 내 편’ 하는 식의 이분법적이고 퇴행적인 구도만이 재생산 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 사이에서 민생은 고통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과 자본이라는 튼튼한 배경 아래 수구와 보수를 결집시킨 집권층의 지배구조는 얼핏 강고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시작하는 자본유출과 부채의 증가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공동체를 유지시키기 어려운 지경까지 내몰 것입니다. 가계부채의 증가와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그리고 수출경쟁력 하락의 여파는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나 머잖아 우리 앞에 곧 닥치리라 예상됩니다. 총체적인 변화 없이는 빠져나가기 힘든 난국입니다.

새로운 사회로의 진입은 기존의 방식으로 이뤄질 수 없음을 역사가 증명합니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 역시 새로워져야합니다. 새로워진 사람들과 함께 기존의 질서에 대항하고, 전혀 새로운 방식이 전면화 될 때 역사는 변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체제 하 승자독식을 위한 경쟁은 이미 만연해져 있습니다. 개혁진보진영도 예외가 아닙니다. 정치경제적으로 어렵고 엄중한 상황임에도 이를 풀어가야 할 사람들마저 내재화된 경쟁의식으로 분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민중의 삶보다는 자신의 지위가, 전체보다는 부분이 우선시되고 있습니다. 열정과 학습 대신 관성과 습관이, 신뢰와 협동 대신 폭력과 술수만이 난무합니다. 수구 정권에 맞서 진보진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능동적으로 나서야하지만 오히려 갈등 구도에만 골몰하여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시 사람으로 돌아갑시다. 그냥 사람이 아닌 새로운 사람으로 말입니다. 열정과 학습으로 무장하고 믿음과 협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진화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사회에 대해 공부합시다. 앞으로 다가올 2016년, 그리고 2017년은 총선과 대선이라는 일정 속에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고, 이를 통해 승리하는 나날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5년 못다 한 일들 포기하지 마시고 전력을 다하셔서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꿈꿔온 새사연 회원들이 계셔서 저희 역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올 한해도 어려운 길 함께 걸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손 부여잡고 역사의 현장에 계속 있어주시길 간청 드립니다.

2016년에는 좋은 꿈 꾸십시오!
항상 회원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에 건강과 사랑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5.12.30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장 
정경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