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소요죄 비웃는 ‘소요
 

   
 

 

크리스마스 트리에 어울릴 법한 장식을 몸에 한 사람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고양이 가면부터  고릴라 가면까지 독특한 가면을 얼굴에 썼다. 한 시민은 ‘내년이 병신년’임을 알리기고 했고, 청년 예술가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있고 ‘독재의 기운이 느껴진다’ 며 ‘굿 아닌 굿’을 했다.

 

 

 

   
 

 

19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는 3년 전 뽑힌 박근혜 대통령의 ‘유신의 기운’이 전해지는 온갖 정책을 반대한다는 뜻을 담아 호루라기 탬버린 함성 등 온갖 소음 소리를 울리며 시작했다. 이날 민중총궐기는 서울, 부산, 광주, 대구, 강원 등 전국 12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사회를 본 김정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은장 “제가 튀는 색을 잘 입지 않는데요. 오늘은 입고 나왔어요. 집안 크리스마스 장식에나 어울릴만한 것들을 옷에 달았어요”라고 전했다. 이날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종진 수석의 불끈 쥔 주먹 대신 ‘탬버린’을 택했다.

 

 

 

 

   
 

 

박근혜 정부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소요죄(騷擾罪)’ 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민중총궐기 참여한 이들은 ‘어이’ 없다며 ‘소란스럽고 요란하게’ 문화제를 진행하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형법 115조에 명시된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하여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고 하고 있다. 지난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소요죄는 국민의 저항을 탄압하려 나왔던 것으로 지난 86년 5.3 인천 시위 때가 마지막이었지만, 지금 2015년 독재 정권이 쓰던 ‘소요죄’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1964년 한-일 회담 반대 투쟁과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6년 5.3인천시위에서 민중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적용된 것이 소요죄라는 것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은 이날 결의문에서 “3년 전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화하고, 노동자에게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그러나 경제민주화는 취임 6개월 만에 시늉만 하다 파기되었고, 복지 공약들은 축소, 후퇴, 폐기되었으며, ‘쉬운 해고’와 ‘전 국민의 비정규직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 개악만이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농민들에게 쌀값을 21만원으로 올려주겠다고 공약은 사라지고 ‘묻지마 FTA’와 농민을 죽이는 개방 농정으로 쌀값은 13만원, 90년대 수준까지 폭락해 개 사료 값만 못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부가 노동개악을 강행한다면,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함께해 전면적인 4차 민중총궐기로 날치기 무효화와 정권 심판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또 백남기 농민의 살인진압 책임자를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 시민사회단체들은 소요 문화제 장소 뒷편에서 청와대의 KBS사장 선임 개입 의혹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국민감사 청구 서명운동을 했다. 서명을 하면서 “수신료 내지 말자는 운동을 해라”, “세월호 청문회를 왜 생중계하지 않았느냐” “KBS 제대로 해라” “종편보다 못하는 거 아니냐” 등 따가운 질책을 했다. 2시간가량의 서명운동에서 6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언론시민단체는 23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KBS 앞에서 국민감사 청구 운동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며 서명운동을 본격화한다.

 

 

 

 

   
 

 

3차 민중총궐기 참여자들은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행진을 시작 종로를 거쳐 혜화동 서울대 병원 앞까지 걸으며, 정부 정책의 허구를 빗댄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며 각종 구호를 외쳤다. 대표단들은 ‘3년간 속았습니다. 이제는 물러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3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웠던 선거 포스터와 공약을 담은 플랭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1차 민중총궐기 때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집회에서 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씨는 “민주주의 회복하는 날까지 함께 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노동개악 저지와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연말 연초 총파업 투쟁을 벌인다. 오는 22일(화)부터 국회 앞 대규모 농성을 벌이고, 28일(월)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를 제외한 산별연맹 파업, 29일(화) 공공운수 파업, 30일(수) 금속노조 파업을 잡았다.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선언문

오늘은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3년째가 되는 날이다.
세월은 화살과 같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지만, 이 정권의 3년은 길고 긴 고통으로 점철된 악몽의 3년이었다.

이 정권의 지난 3년은 공약파기 3년, 민생파괴 3년이었다.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화하고, 노동자에게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공약하였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는 취임 6개월만에 시늉만 하다 파기되었고, 수 많았던 복지 공약들은 축소, 후퇴, 폐기되었으며, ‘해고요건 강화’와 ‘비정규직 차별 해소’는 고사하고 ‘쉬운 해고’와 ‘전국민의 비정규직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 개악만이 강행되고 있다.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농민들에게 쌀값을 21만원으로 올려주겠다고 공약하였다. 그러나 지난 3년 이 정권은 끝없는 ‘묻지마 FTA’와 농민을 죽이는 개방 농정으로 일관한 끝에, 지금 쌀값은 13만원, 90년대 수준까지 폭락하여 개 사료값만 못하게 되어버렸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인권도 곤두박질쳤다. 보수언론과 단체들이 앞장서는 여성,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들을 희생양 삼는 낙인과 혐오는 끔찍할 지경이다.

이 정권 하면 떠오르는 ‘세월호 참사’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사고 당시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던 이 정권은,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민이 요구한 특별법을 누더기로 만들고, 이마저 쓰레기 시행령으로 무력화였으며, 그것도 모자라 특별조사위원회 예산을 3분의 1로 토막 내고, 기한을 축소하고, 여당 추천위원들이 조사활동을 보이콧하며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참사를 막는 대신 진상규명을 막는 이 정권은 결국 제2의 세월호 사건인 ‘메르스 사태’를 야기하였고, 이 나라가 민중의 안전에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는 나라임을 또다시 증명하였다.

이 정권의 지난 3년은 불통의 3년, 민주 파괴 3년이었다.
이 정권은 대선 당시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나고 부정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민의 선택으로 국회에 의석까지 갖고 있는 통합진보당을 ‘종북’으로 몰아 해산 하였다. 이번 민중총궐기 과정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며 집회를 금지하였고, 차벽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살인 물대포로 백남기 농민 등 집회 참가자를 중태에 빠뜨렸다. 벌써 한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처벌은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 박근혜 정권하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테러리스트가 되고 언제 또 살인 물대포에 제2, 제3의 백남기 농민 같은 비극적 사태가 생길지 모른다. 또한 2천만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려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고 얼토당토 않은 ‘소요죄’를 적용하겠다고 날뛰고 있다. 급기야 이제는 집회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마구잡이 집회 금지까지 남발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 정권의 지난 3년은 친일과 반북 대결, 평화 파괴의 3년이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통일 대박을 운운하던 이 정권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대신 대북 적대정책을 강화하고, 무분별한 대미 추종으로 일본의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용인하는 친일행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나라는 언제 강대국 간의 분쟁이 전쟁으로 확대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미국은 100kg만으로 300만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탄저균 실험을 1000만 시민이 살고 있는 서울 용산기지에서 15차례 감행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탄저균의 위험을 잘 알기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에서 실험을 하면서 말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 정부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국민 우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오산기지에서 탄저균 반입 사실이 밝혀졌을 때에도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한차례만 탄저균 실험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러한데도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 항의 한마디 하지 않고 국민들께 사죄의 한마디도 없다.

민주주의도, 민생도, 평화도 없는 이 ‘헬조선’의 폐허 속에서, 이 정권은 이제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을 골자로 하는 노동 개악을 날치기-강행하려 시도하고 있다. 13만 군중의 결집에도, 살인 진압에 대한 국민의 분노도 아랑곳없이 노동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돌려 줄 것은 더 강력한 투쟁과, 더 많은 결집과, 중단 없는 투쟁 뿐이다!

우리는 박근혜 정권이 노동개악을 강행한다면,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함께하는 전면적인 대중 투쟁과 4차 민중총궐기를 통해 날치기 무효화와 정권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이다. 우리는 또한 백남기 농민의 살인진압 책임자를 처벌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무릎 꿇고 사죄 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싸우지 않는 야당, 새누리당과 차이가 없는 보수 야당은 박근혜 정권의 폭주를 가능케 한 원인이다. 우리는 더 이상 민중의 생존을,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와 평화를 보수 야당에 맡길 수 없으며, 정권의 폭주에 저항하는 척 야합하는 들러리 보수야당에 기대하지 않고 박근혜 새누리당에 맞서 노동자, 농민, 빈민을 중심으로 민중진보정치를 실현할 것이다.

2015년 12월 19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