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보육대란-교육재정파탄 박근혜 정권 책임져라!
보육대란-교육재정파탄 해결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하라!
결국 보육 대란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엊그제 12월 16일에 끝난 시도의회 교육청 예산 심의 편성 과정에서 8개 시도가 어린이집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고 이 중 4개 시도는 형평성을 근거로 유치원 예산까지 전액 삭감했다. 내년 1월부터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유아 1인당 29만원과 사립 유치원 원아 1인당 29만원, 공립 유치원 원아 1인당 11만원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이제 돈이 없으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지 말아야 하는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교육비와 보육료를 지원함으로써 모든 유아에게 균등하고 고른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누리과정을 만들고 예산을 지원해 왔는데 도대체 왜 아이들을 울리고 학부모들을 분통 터지게 만드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났는가.
역시 엊그제, 이와 같은 사태를 예상했는지 정부를 대표하여 국무조정실장이 나서서 시도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대응할 것이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도 교육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어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정부와 국회가 누리과정 관련 예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서 발생하게 될 보육대란의 책임을 시도교육청에 전가시키지 말고, 지금이라도 중앙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런 책임 떠넘기기는 지난 2년간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봐왔던 광경으로 보육대란이 발등의 불이 된 현실에서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한 다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벼랑 끝 전술로 끝까지 버티면 결국 상대방이 항복하고 예산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는 것인지 양쪽에 물어 보고 싶다. 물론 우리는 이 문제의 책임을 누구에게 더 크게 물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엊그제 국무조정실장의 “올해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소요예산 전액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 국고에서 3천억을 추가 지원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정부가 국민들을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취급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고 치미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었다. 이렇게 예산이 충분한데도 예초에 14개 교육감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8개 시도의회가 예산 편성을 한 푼도 안했겠으며 2개 교육감이 시도의회가 일부 편성한 어린이집 예산에 부동의를 하고 있겠는가.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 이행을 교육청에 떠넘겨 버렸고, 상위법과 불합치한 시행령으로 교육청을 몰아 부치고 있으며, 누리과정 예산이 현실적으로 교육청이 감당할 수 없는 예산이라는 것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육감들에게도 요구한다. 교육감은 교육이든 보육이든 미래 세대를 키워내는데 있어 누구보다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보육대란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아이들과 학부모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 절실한 마음으로 정부와 국회와 대화해야 한다. 구체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당장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보육대란과 교육재정파탄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 정당, 정부 관계 부처, 교육감협의회, 어린이집 및 유치원 관계자, 학계 대표, 시민사회단체대표 등으로 사회적 협의기구를 최대한 빨리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거짓 선전으로 기만하려 하지 말고 사회적 협의 기구를 만들어 진실 규명부터 하자. 정말 금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자체 전입금으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실제 가능한지, 교육청이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불용액이 과다한지, 교육청 부채가 그리 많아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될 걱정이 있는지, 나아가서는 상위법과 불일치한 시행령이나 규칙으로 어린이집 예산 편성을 교육청에 강제할 수 있는지 등을 제대로 따져 보아야 한다. 이것들을 근거로 예산 부담의 주체를 명확히 하는 법령 체계를 바로 잡고 교육재정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교육청들도 당장의 어려움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정부여당은 당장의 1~2월 보육대란을 막을 수 있는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위 사회적 협의기구에서 책임 소재가 분명해 질 때까지 만이라도 국가 운영의 책임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정부여당이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지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예산을 편성한 시도도 둘 다 12개월분을 완전히 편성한 곳은 한군데도 없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한 것이다. 결국 정부가 이 부족분을 메꾸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그래서 정부는 이 부족분에 대해 추경도 계획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어린이집과 유초중고 교육 관계자들로서 위와 같은 제안을 절박한 심정으로 한다. 보육 대란은 막아야 하고 유초중고에서 예산 부족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지난 2년간 누리과정 예산 확보와 교육재정 확대를 위해 활동해 왔다. 이제 보육대란이 코앞에 닥친 이 시점에서 더욱 분발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 어린이집과 유초중고 교육 관계자들은 일치단결하여 더욱 힘차게 활동할 것이다. 우리의 활동이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고 교육이 평등한 보편적 권리로서 모든 사람들의 인간적인 삶의 토대가 될 쉬 있도록 쉼 없이 싸울 것을 결의한다. 나아가서 보육대란과 교육재정 파탄의 책임자들이 이의 해결을 소홀히 할 때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을 결의한다. 그것이 당장은 내년 4월로 다가온 총선거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
2015. 12. 18
보육대란-유·초·중·고 교육재정파탄 책임
박근혜 정권 규탄 보육·교육·시민단체 합동결의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