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신 울 아버지....
2년 전까지만해도 팔뚝 근육이 나보다 클 만큼 정말로 건강하셨고, 과하리만큼 온갖 동네 궂은일은 모두 하셨던 분이셨는데... 
어느순간 몸이 허약해지시더니 이제는 제대로 걸어다니시지도 못할 만큼, 상태가 좋지않네요. 의사들 진단결과 허리디스크가 악화되었다는건데, 수술을 거부한채 한동안 물리 및 약물치료만 받으시다가 당신 스스로 생각하셔도 악화되시자, 자식들 성화에 못이긴척 이제사 병원을 찾으신 아버지....
나에게 어릴적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고지식하시고 목소리부터 높이셨던 말 그대로 전형적인 경상도 안동 아버지셨습니다. 이때까지 크면서 단 한번도 야단맞아보거나 손지검 당해 본적이 없는 나지만, 어릴적 나는 우리아버지가 솔직히 싫었답니다. 한때 우리 아버지처럼은 살지 말자고 다짐한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군대 면회오신 아버지의 눈물을 처음보고 깜작 놀랐었고,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 대하시는 태도를 보고 놀랐답니다. 처음 결혼했을 때 부엌에서 고생하는 마누라 도와주는것도 눈치보면 도왔는데, 어느날 아버지께서 오늘 점식 설거지는 홍섭이 니가해라.. 라고 말씀하시는걸 보고도 놀라기도 했었지요. 
예전에 그렇게 커보이고 무서워보이던 아버지의 모습이 왜 이리 작게보이고 수척해 보이는걸까요?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이땅의 아버지 자식으로 살아가는 모든자식들이 그랬을 것이고, 내 아이도 아마 오랜시간이 흘러 또 이런 생각을 하겠지요. 
저 48살 먹어서 이제 철들어가나 봅니다.
수술잘 될테이니 빨리 쾌차하셔서 온동네를 동분서주하시는 모습 다시 보고싶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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