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
김현우 지음 / 나름북스 / 2014년 10월
며칠 전 대기환경보전법 하위법령 개정의 문제점을 토론하는 자리에 김포 주물업체관련 사람들이 몰려온 적이 있다. 그 하위법령 개정으로 현재 불법시설인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시설들은 합법화되는 반면 그 지역사회와 주민들은 환경건강피해가 더 악화될 것이 뻔 한 상황이라 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론 말미에 한 주물공장 노동자가 금속노조에 참여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참석자들에게 호소하였다. 불법공장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피해가 있는 것도 알겠지만 본인이 일하는 공장이 공장폐쇄를 당할 처지에 있는데 노동자들의 먹고사는 문제도 형편을 봐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우리시대의 환경문제를 모두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산업사회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기후변화, 유전자조작, 핵 문제 등 이전과는 다른 위기를 불러오고 환경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급속한 사회의 변화만큼이나 훼손되는 가치와 권리를 찾기 위한 노동운동과 환경운동도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속가능 사회, 환경적인 사회를 위해 적색과 녹색이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표현이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 보건데 정의로운 전환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산업이나 사회를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하도록 전환하면서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이나 지역사회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련의 모든 활동을 말하는 듯하다. 적록연대는 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전략이고 수단이다. 그러나 앞의 사례에도 나타나듯 적록연대가 항상 기대하는 모습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저자가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표현 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장 단상에서의 전력노조와 환경단체가 보여준 ‘같은 반대, 다른 목소리’가 어쩌면 적나라한 현실의 모습이다. 그래서 저자는 ‘정의로운 전환’에서 누구나 당연하게 얘기하는 적록연대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기보다 불편한 현실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그동안 사회연대의 전략으로서 적록연대가 노동운동의 관점에서의 제시되었다고 한다면 ‘정의로운 전환’은 이전보다는 좀 더 환경, 사회적일자리, 지역 사회 등 다양한 주제와 가치를 강조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에 비해 적색과 녹색, 어느 쪽에서 읽어도 부담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김홍철_ 환경정의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