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2015-11-16 17:06:43




도쿄서 후원모임 결성·모금·자료수집…내년 하반기 서울에 건립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식민통치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한국에서 추진 중인 '식민지역사박물관'(가칭) 건립을 후원하는 모임이 일본에서 발족했다.


일본 시민단체와 근대사 연구자 등은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 결성 집회를 1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열고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 14일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 결성 집회에서 모임의 사무국을 업무를 담당하는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강제연행·기업 책임추궁 재판 전국 네트워크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중심이 돼 내년 하반기 서울 내 건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식민지역사박물관 사업에는 약 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최근까지 20억원 정도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회는 일본에서 500만 엔(약 4천748만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승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특임교수, 우쓰미 아이코(內海愛子) 게이센조가쿠엔(惠泉女學園)대학 명예교수, 히구치 유이치(통<木+通>口雄一) 고려박물관장, 히다 유이치(飛田雄一)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공동대표, 안자코 유카(庵곡<首대신 谷이 들어간 道>由香) 리쓰메이칸대 교수 등 5명이 후원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모임의 사무국을 담당하는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강제연행·기업 책임추궁 재판 전국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유대인 대학살을 기억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베를린에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설치했지만 일본에는 식민지 지배를 돌아볼 제대로 된 시설이 없다고 지적하고서 "일본에서야말로 식민지역사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일본에서 만들어야 할 것을 한국에서 만들게 됐지만,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식민지역사박물관이 건립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후원 모임 발족행사에서는 약 5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사무국은 앞으로 참가자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공동대표 중 한명인 히구치 유이치(통<木+通>口雄一) 고려박물관장이 14일 모임 발족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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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4> 연합뉴스


☞기사원문: 일본시민사회,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에 힘 모은다



▲ 안자코 유카 리츠메이칸대 교수


“이 자료가 현재 민족문제연구소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 가운데 가장 값어치 있는 보물일 겁니다. 한국이 아닌 일본에 남아 있던 자료입니다.”


14일 오후 도쿄 미나토구 근로복지회관 1층 회의실. 김승은 민족문제연구소 자료실장이 <친일인명사전>의 편찬에 이은 연구소의 후속 사업인 ‘식민지 역사박물관’ 건립 계획의 의의를 설명하기 위해 일본 시민사회 관계자들 앞에 제시한 자료는 3·1운동 때 전국에 배부됐던 ‘독립선언서’였다.


김 실장은 “3·1운동 당시 이 선언서가 전국에 2만1000장이 배부됐지만, 현재 국내에 남은 원본은 5장뿐”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어떻게 이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통감부 시기부터 3·1운동 무렵까지 조선에 검사로 재직하던 ‘이시카와’라는 인물이 남긴 <다이쇼 8년(1919년) 보안법 사건>이라는 자료를 일본에서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에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써 신경 군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기사(<만주신문> 1939년 3월31일치)도 한·일 간 공동 작업을 통해 일본에서 발굴할 수 있었다. 연구소는 2009년 11월 이 자료를 공개해 박정희 대통령을 둘러싼 지루한 친일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김 실장은 “식민지 관련된 자료는 식민지배에 관계했던 이들이 일본에 가져와 일본에 많이 남아 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선 연구소가 가진 한국 근현대사 자료 7만여점 외에도 일본 쪽 자료들의 추가 수집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설명을 들은 일본 시민사회는 이날 ‘식민지 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을 정식으로 출범시키고 △건립 자금 모금(목표액 500만엔) △자료 수집 △지원 활동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게 된 안자코 유카(사진)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내가 처음 공부할 땐 한반도의 역사를 알기 위해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스마트폰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한반도 역사에 대한) 기본이 없는 상황이 이어져 자기가 알고 싶은 정보만 얻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일본의) 상황을 생각해볼 때 박물관이 갖는 의의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임의 사무국을 맡게 된 야노 히데키도 “사업의 성공을 위해 일본에서도 할 수 있는 지원을 해 나갈 것이다. 이 박물관은 원래 일본에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약속에 대해 임헌영 연구소 소장은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만든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이번 사업을 꼭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email protected]


<2015-11-15> 한겨레

☞기사원문: “식민역사 박물관, 스마트폰 세대에 의미 크다”

※관련기사

☞민족문제연구소: [보도자료] 식민지역사박물관 일본건립후원회 발족 및 기념심포지엄


☞연합뉴스:  한일 시민사회,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함께 추진한다
(10.11)

☞한겨레: 한·일 시민사회 힘 모아 ‘식민지역사박물관’ 추진
(10.11)

☞뉴스캔: 한일 시민사회,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함께 추진하기로
(10.12)

☞서울신문: 한·일 시민사회, 식민지역사박물관 함께 만든다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