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만들어진 미담이다
지난 9월 24일 주요 언론은 가든파이브 상인 2천여명이 십시일반 모은 2천만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조성이 확정된 시기가 9월 16일이고 그동안 청년희망펀드의 실효성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세간의 관심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가든파이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이 노동당서울시당에 제보한 사항을 보면 곧이 곧대로 보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첫번째는 해당 언론보도가 어떻게 나왔냐는 점이다. 관련 언론보도에서 첨부된 사진들은 대부분 가든파이브라이프동 관리단에서 제공한 것이 아니라 우리은행에서 제공된 것이다. 아닌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은행은 9월 24일 '우리은행, 가든파이브 상인들과 청년희망펀드에 동참'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https://spot.wooribank.com/pot/Dream?withyou=BPPBC0010). 사실상 이 행사의 보도자료가 우리은행을 통해서 배포된 것이다. 
두번째 의문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 같이 과연 상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2천만원을 만들었나라는 점이다. 노동당에 제보한 상인은 그동안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단 한번도 상인들에게 청년희망펀드 기부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말이다. 상인들 조차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자신들의 이름으로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알았다고 어이없어 했다. 실제로 한 상인은 "가든파이브에 실제 장사하는 사람이 2천명도 되지 않는데 무슨 2천명이 돈을 모아 기부했다는 것이냐? 사기다"고 말했다. 
세번째 의문은 그렇다면 상인대표로 구성된 관리단의 대표가 무슨 권한과 재원으로 기부가 가능했는가라는 점이다. 만약 관리단 모상종 대표가 개인의 사재를 사용했다면 미담일 수 있다. 하지만 상인들의 관리비로 조성된 관리단 재정을 사용한 것이라면 사실상 배임이자 횡령이 된다. 왜냐하면 관리단의 사업은 관리단 대표자회의를 통해서 의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보한 상인들에 따르면, 관리단은 이제서야 절차상의 하자를 깨닫고 다음 주 화요일에 있을 관리단 대표자위원회에서 사후 승인을 받고자 한다고 한다. 참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행 관리단 대표자위원회의 구성원 중 절반이 SH공사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즉, 관리단 대표가 아무리 의지가 있더라도 SH공사의 승인이 없으면 어떤 사업도 승인이 될 수 없는 구조다. 
관리단 모상종 대표가 최근 지하주차장 시설관리와 관련된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무마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 상인들의 이야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가든파이브라이프동 관리단이 사실상 대표 개인을 위한 사기구화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자연스럽게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SH공사의 책임도 피할 길이 없다.
이 만들어진 미담은 급기야 9월 29일 국무조정실 명의의 정책뉴스(http://www.korea.kr/policy/economyView.do?newsId=148801393)에 실리게 되었고, 오는 10월 5일에는 국정홍보처에서 나와 취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런 말도 안되는 관행이 그간 가든파이브를 좀먹었던 기득권구조라고 본다. 무엇보다 막강한 의결권을 바탕으로 가든파이브 운영의 공익성을 고려했어야 하는 SH공사의 방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분노를 느낀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일이 그동안 불투명하게 운영되어 왔고, 갖은 사건사고로 빈축을 샀던 현행 가든파이브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선은 10월 6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든파이브라이프동 관리단의 대표자회의 결과다. 과연 SH공사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지켜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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