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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화인문과학원 청소년강좌

상의 인문학’

 

1. 강좌기획 의도와 목적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그의 위대한 저서 <판단력비판>에서 상상력의 힘을 새롭게 조명했습니다. 상상력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실, 전혀 보편적이지 않을 것 같은 사실에서 시작해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개념을 발명하는 능력이라고 말입니다. 2014년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인문과학원의 청소년강좌는 바로 문학, 미술, 철학, 역사, 정치 등 여러 영역에서 놀라운 상상력의 힘을 발휘한 사람들과 사건들을 다루어봅니다. 상상력의 힘은 관습, 윤리, 상식을 파괴합니다. 그것은 지구상에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들과 신선한 공간들, 놀라운 사물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경계를 자유롭게 넘어서기에 위대한 상상의 능력은 동일한 이유로 위험하기도 합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여러 영역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가지고 등장했던 인물들, 사건들을 인문학의 시선을 통해 성찰해보며 상상력이 가져온 충격들을 가장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을 모색해봅니다. 이를 통해 삶과 공동체에 대한 아름다운 공동의 상상을 발명하는 상상의 인문학을 함께 찾아가고자 합니다.

 

2. 강의 일정 (목요일 저녁 7시)

날짜

책 읽기와 강의 제목

강사

4월 3일

(1) 책읽기 :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안티고네』

 

4월 10일

강의: 안티고네 - 국가의 법을 뛰어넘는 위반의 상상력

김애령

4월 17일

(2) 책읽기: 김경미, 박무영, 조혜란, 『조선의 여성들』

 

4월 24일

강의: ‘삼호정시사’ : 조선 여성들의 새로운 문화 공간

김경미

5월 1일

(3) 책읽기: 카프카, 『변신ㆍ시골의사』

 

5월 8일

강의: 카프카의 ‘환상과 현실’

김연수

5월 15일

(4) 책읽기: 필립 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5월 22일

강의 : 사이언스 픽션: 과학 지식과 허구적 상상력

오윤호

5월 29일

(5) 책읽기: 토니 고드프리, 전혜숙 역, 『개념미술』

 

6월 5일

강의: 개념미술 - 미술에 대한 지적인 상상

전혜숙

 

3. 강좌 소개

 

1) 안티고네: 국가의 법을 뛰어넘는 위반의 상상력

▶ 강의 소개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는 아버지가 죽는 날까지 방랑에 동행합니다. 안티고네가 돌아온 고향 테바이에서는, 적이 되어 테바이를 공격하다가 전사한 큰 오라비 폴뤼네이케스를 매장하지 말라는 법령이 선포됩니다. 안티고네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족을 애도할 권리와 의무를 박탈하는 국가의 법을 따라야할까요? 고대 희랍의 극작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는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재해석되어 왔습니다. 국가와 한 여인의 대립은 문학적 재해석의 대상이 되었을 뿐 아니라, 헤겔, 라캉, 데리다와 버틀러 같은 철학자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안티고네의 이야기를 읽고, 다시 읽으면서, “법이란 무엇인가, 법과 정의는 같은가, 다른가, 우리는 ‘다른’ 법을 상상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참고문헌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안티고네』, 천병희 역, 문예출판사, 2001.

버지니아 울프, 『3 기니』, 태혜숙 역, 이후, 2007.

주디스 버틀러, 『안티고네의 주장』, 조현순 역, 동문선, 2005.

 

2) ‘삼호정시사’ : 조선 여성들의 새로운 문화 공간

▶ 강의 소개

조선 여성들이라고 하면 집안을 벗어나지 못한 존재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조선시대는 여성들에게 많은 제약을 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집 바깥을 나가지 못하게 한 제약은 여성들의 경험 세계를 한정함으로써 여성들을 지적으로, 문화적으로 편협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또한 이러한 제약에 끊임없이 도전했고, 그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그 흔적들 중의 하나로 19세기 여성들이 모여서 만든 시모임, 삼호정시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 참고문헌

김경미, 박무영, 조혜란 (공저),『조선의 여성들』, 돌베개, 2004

 

3) 카프카의 ‘환상과 현실’

▶ 강의 소개

일반적으로 환상문학이라고 하면 ‘괴물’, ‘유령’, ‘반수반인’ 등의 이미지에서 현대의 공상과학문학에 등장하는 기계인간에 이르기까지 그 양상이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적 환상물의 스토리텔링과는 또 다른 깊이와 맛을 자아내는 환상문학이 있습니다. 카프카의 작품들이 그 예입니다. 그의 ‘환상성’은 단순히 환상적인 모티브나 이미지로 이야기를 꾸며가기 보다는 꿈과 상상을 통해 인식된 ‘세계에 대한 내면화된 환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프카의 환상성은 유럽의 전통적인 환상문학과는 그 궤를 좀 달리합니다. 그의 환상은 바로 현실에 그 닻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현실을 꿈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비현실적, 초현실적 이미지로 일그러지게 만들어 놓은 듯하지만, 그로인해 현실의 모습이 낯설게, 그러나 어떠한 방식으로보다도 사실대로 포착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카프카의 <변신>을 놓고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 참고문헌

카프카 <변신ㆍ시골의사>, 민음사

카프카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문학과 지성사

 

4) 사이언스 픽션: 과학 지식과 허구적 상상력

▶ 강의 소개

“최종세계대전 이후 방사능 낙진으로 뒤덮여 불모지가 된 지구. 우주식민지에서 지구로 도주해온 안드로이드를 사냥하는 릭 데카드는 자신들을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개별자로 인식하고 행위하는 안드로이드를 만나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짧게 요약한 필립 k. 딕의 소설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는 미래 시대의 유토피아적/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존재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아이들만 읽는 공상과 황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20/21세기 기술공학시대의 인간 삶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와 허구적 상상력을 통한 미래의 지적 통찰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을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과학은 우리에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가를 고민하고, 문학으로부터 확장된 허구적 상상력이 과학 지식과 소통하며 확장되는 과정을 사유하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 참고문헌

필립 k. 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박중서 옮김, 폴라북스, 2013.

영화 <블레이드 런너>

고장원, 『세계과학소설사』, 채륜, 2008.

 

5) 개념미술: 미술에 대한 지적인 상상

▶ 강의 소개

현대미술은 너무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이나 몬드리안의 추상이 어렵긴 해도 그럭저럭 유명세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해진 관계로 거부감을 주지는 않지요. 그러나 요즘 전시들에서는 작품을 보고도 과연 “저것이 미술 작품일까?” 라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작품이라고 인정하기 싫은데 떡하니 유명 미술관에 버티고 앉아 있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그래, 현대미술은 저런 건가보다” 라고 한걸음 양보했지만, 그러나 도무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작품들..... 왜 현대 미술가들은 과거의 거장들처럼 아름다운 초상화나 풍경화를 그리지 않고 미술관에 변기 같은 것을 가져다 놓는 데 더 열중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시간에는 1960-70년대 개념미술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봅니다.

▶ 참고문헌

토니 고드프리, 전혜숙 역, 『개념미술』, 한길아트,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