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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건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과 현대가 땅사랑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사실이다. 삼성은 재벌들 가운데 가장 넓은 땅을, 현대차는 장부가 기준 가장 비싼 땅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역시 삼성과 현대차는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대표기업임에 틀림없다.
물론 10대 재벌이 보유한 토지 가운데 업무용 토지가 52조원을 넘을 정도로 업무용 토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재벌들이 업무용 토지와 비업무용 토지의 매입을 경향적으로 늘리는 추세에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전세계적 성장둔화에다 신수종 사업의 답보상태에 처한 재벌들이 경쟁적으로 토지 매입에 골몰하는 이유는 무얼까? 리스크 없이 손쉽게 돈을 벌 생각이 강한 탓이다. 기술개발과 마케팅 기법의 개선, 디자인 혁신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는 건 성공하기도 쉽지 않고 리스크도 크다. 반면 요지에 위치한 토지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임대수익과 토지매각 차익 양자를 재벌들에게 제공한다. 재벌 입장에서 토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그렇지만 재벌들이 토지보유를 통해 얻는 임대수익과 토지매각 차익은 사회가 만든 가치를 재벌들이 전유한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사회적 약탈이나 노략질에 불과하다.
주지하다시피 재벌들의 땅 투기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소로 기능하고, 자원의 왜곡을 야기하며, 고용도 불안하게 만든다. 개별 재벌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재벌들의 과도한 토지매입은 사회적 편익은 없이 비용만 발생시키는 것이다. 글로벌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재벌들이 국내에서 토지매입에만 골몰하는 마당에 글로벌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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