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져 준 메시지는 돈만을 중시하는 사회는 결코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국민의 안전이나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영위해야 할 환경보다는 경제성장과 부의 축적만을 바라보며 달려왔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총체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 세월호 참사이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는 피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어린 청소년들을 수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마저 꺾어버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앞장서서 돈 중심의 천박한 정책을 설파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규제조차 암덩어리이자 쳐부수어야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없애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순간 국민들이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게 된 셈이고 세월호 참사는 예견된 일이었다. 더구나 권력의 시녀가 된 방송과 신문들이 앞 다투어 규제혁파를 알리는 나팔수 노릇을 하였으니 5천만 국민들을 태운 대한민국호는 세월호와 함께 서서히 기울어가고 있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위의 청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들의 하소연은 한결같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다. 아니 희망을 빼앗겼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많은 청년들이 수년째 연애를 하고 있으나 집을 마련할 수가 없어서, 또는 안정된 직장을 잡을 수가 없어서 결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부유층 자녀를 제외하면 미래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꿈에 불과한 슬픈 현실이다.
나는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은 주범은 다름아닌 지금세대의 어른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 사람들이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기를 쓰고 부동산 투기를 하는 동안 집값과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부동산의 거품이 마땅히 빠져야 함에도 알량한 재산을 지키겠다고 개발사업으로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후보들에게 묻지마 투표를 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이야 어떻게 되든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무한 이기심을 발동시키는 사교육 열풍의 주범들도 바로 우리세대 어른들이다.
우리세대가 부동산 투자를 통해 번 돈은 누구에게서 나온 것일까? 생산활동이 아닌 곳에서 부가 창출된다면 반드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 손해의 당사자들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우리는 내 자식을 포함한 다음세대가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를 빼앗아 탐욕을 채우고 있는 셈이다. 자식들의 권리까지 짓밟고 있으니 세상에 눈에 뵈는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정치권력이 경제권력과 결탁하여 온 나라를 탐욕의 소굴로 만들었고 그 결과가 세월호 참사로 나타났다.
또 다시 중요한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가 있기 직전까지 용산 재개발을 포함한 각종 개발공약이 난무하였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종이 울리자 막개발 공약들이 잠시 꼬리를 감추는 듯 보이지만 개발만능의 사고에 빠진 사람들이 당선된다면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사회를 이전투구의 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고 이러한 광풍에 희생되는 것은 또 다시 다음세대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다음세대들의 권리를 빼앗지 마라! 더 이상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다음세대가 마땅히 품어야 할 희망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두 눈 똑바로 뜨고 투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분명하게 가려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누가 세월호 참사를 만들었는지를. 그리고 누가 우리 아이들의 권리와 희망을 되찾아 줄 수 있는 후보인지를 분명하고 보고 찍어야 할 것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