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34일이 지났건만 여전히 다수의 실종자가 존재하고 있고 온 국민이 비통함에 잠겨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담화 직후 가장 위험한 시설인 원자력발전소 세일즈에 나서서 다시한번 대통령의 안전불감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대국민 담화와 사과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으로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안전불감증에 의한 참사를 사과하는 날 바로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시설인 핵발전소(원전) 세일즈를 위해 UAE로 출국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나아가 오늘 박대통령이 눈물까지 흘리며 진행한 대국민 담화의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잘 알다시피 후쿠시마사고와 체르노빌 사고로 우리는 원전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시설이고 언제든지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참혹한 경험으로 확인하였다. 그래서 전세계는 탈핵(탈원전)으로 가고 있는데 한국정부만 원전이 안전하다고 강변하며 심지어 수출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나서 한국에서 원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세월호에서 보여주었던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의 문제가 원자력발전소에는 없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이미 우리는 원자력발전소에 가짜부품납품과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들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안전사고는 원전사고가 될 것이란 우려는 단순한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가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를 사과하는 날 원전을 홍보하기 위해 해외출장이라니, 상식을 가진 국민으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한 사과와 그녀가 흘린 눈물이 전정성에서 우러나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정치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참으로 씁쓸한 마음 지울 수 없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