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이 어제 한진중공업 비정규직노동자 몇 명과 간담회를 갖고 35세 이상 노동자에 한해 본인이 원할 경우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고, 55세이상 중고령자에 대해 파견업종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사전에 짜맞춘 듯 사용자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발언에 대해 동행한 기자들조차 이날 간담회의 배경과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 장관은 기간제 노동자가 2년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니 사용기간을 늘리는 것이며,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것은 55세 이상 중고령자들은 퇴직 후 재취업하기가 굉장히 어려워 그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다양한 파견고용형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기간제 노동자가 2년근무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4년으로 늘린다고 해서 고용불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린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노동자는 4년간 정규직 전환의 꿈을 접어야 하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기간도 더 길어진다. 나이가 들어 정규직 전환율도 더 떨어질 수 있고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한다.

55세이상 중고령자의 재취업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직장에서 정년이 보장되도록 쉬운해고 정책을 폐기하면 된다.

 

정부가 지침으로 강행하려는 저성과자 퇴출제도는 주로 중고령자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쉬운해고 정책을 포기하면 중고령자의 재취업을 핑계로 굳이 파견업종을 확대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수준임을 잘 알 것이다. 지금도 비정규직사용이 남발되고 차별이 시정되지 않는데 대책없이 규모만 키우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다.

정부는 비정규직 확산정책을 중단하고 상시지속적 업무, 안전생명과 관련된 업무에 대해서는 정규직을 사용하도록 기업을 적극 지도해야 한다. 대기업에 많이 만연되어 있는 간접고용을 근절하고 불법파견을 엄단해야 한다. 비정규직 확대정책은 정규직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을 절망시키는 정책이다.

 

2015년 9월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