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날마다 쓰고 버린다. 쓰레기는 나날이 늘어난다. 그러나 우리가 쓰고 버린 이 쓰레기들이 눈 앞에서 사라지길 원한다. 눈앞에서 사라진 쓰레기는 곧 우리에게서 잊혀지게 된다. 우리가 쓰고 버린 이것들은 과연 어디로 흘러 가는가.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매립장인 수도권매립지. 최근 기한 연장 문제를 두고 홍역을 앓았다. 지난 6월 말, 서울시.경기도, 인천시, 환경부 등 4자 합의로 수도권 매립지 사용 기한을 10년 연장했다. 매립지 인근 주민들은 이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 주민들은 수도권 매립지 쓰레기 때문에 유,무형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2016년까지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3~4년 내에 서울과 경기, 인천이 각자 쓰레기를 처리할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라고 주장한다. 수도권에서 생산된 쓰레기를 수도권 매립지로만 보낼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처리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수도권 58개 자치단체의 쓰레기를 반입하여 매립한다.

▲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수도권 58개 자치단체의 쓰레기를 반입하여 매립한다.

▲ 수도권매립지 인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구주민대책위원회는 수도권매립지 2016년 종료와 각 지자체 별로 대체 매립지를 조성할 것을 주장한다.

▲ 수도권매립지 인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구주민대책위원회는 수도권매립지 2016년 종료와 각 지자체 별로 대체 매립지를 조성할 것을 주장한다.

재활용 자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은 몇 단계를 거쳐 새로운 자원으로 탄생하게 된다. 폐지 수집 노인들을 만난 후 고물상을 거쳐 재생 공장으로 옮겨진다. 이 과정에서 전국 170만 명으로 추정되는 폐지수집 노인들과 7만 개로 추산되는 동네 고물상들이 재활용 자원 수집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고물 단가와 주택가에 쉽게 입주할 수 없도록 하는 고물상 입지 제한 규정으로 인해 영세 고물상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 고통은 대부분이 노인 빈곤층인 폐지 수집 노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재활용 자원 수집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폐기물 처리 시설로 취급받는 고물상들은 고물상도 순환자원 취급시설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 17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국의 폐지수집노인들. 이들 대다수는 빈곤층으로 살아간다.

▲ 17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국의 폐지수집노인들. 이들 대다수는 빈곤층으로 살아간다.

▲ 동네고물상은 일선의 재활용자원 수집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 법상 폐기물 처리 시설로 취급받아 주택가나 상가에서는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 동네고물상은 일선의 재활용자원 수집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 법상 폐기물 처리 시설로 취급받아 주택가나 상가에서는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버린 것들과의 공존을 생각하다

‘버린 뒤의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재활용자원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되살아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눈 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쓰레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자 한다.


글, 구성, 촬영 : 남태제

남태제 독립 감독은 1998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대중음악의 해방구, 언더그라운드>, 2003년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2008년 시민방송 R-TV <다른 세상을 꿈꾸다>, 2011년 다큐멘터리 영화 <도시아이들, 논을 만나다> 등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