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교통약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80년대 이후 줄곧 1만명을 상회하다가 지난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7,090명으로 줄어들어 2014년에는 5천명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교통사고 사망자 지표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이 매년 증가해 2014년에는 10명 중 4명 꼴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독보적 1위다. 교통사고 보행사망자 비율은 지난 200836.4%에서 200936.6%, 201037.8%, 201440.1%로 해마다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석이 시작된 2004년 이후 단 한번도 OECD 회원국 중 1위의 불명예를 벗지 못했다. 또한 OECD 회원국의 10만명당 보행자 사망의 경우 노르웨이 0.3, 네덜란드 0.4, 스웨덴 0.6, 덴마크 0.6, 미국 1.4명 등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4.1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4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보행자 사망사고가 많은 것은 어린이와 노인 등의 교통약자의 교통사고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1114세 이하 어린이 10만명 당 보행사망자는 0.7명으로 OECD 평균(0.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또한 어린이 교통사고 가운데 자동차 승차중 부상자가 200848.9%에서 2010년에 52%로 높아졌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어린이의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이 증가추세에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교통약자들에 대한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게 현실이다. 따라서 10대 경제대국에 걸맞게 교통사고 사망률을 낮추려는 노력과 더불어 교통약자를 포함 온 국민이 안전하게 이동할 있도록 법·제도의 개선 뿐 아니라 교통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사고예방을 위한 안전시설 설치 등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증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며, 그런 관점에서 본 토론자는 대전지역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실태와 개선방안 모색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교통약자 전망 및 대전지역 이동편의 실태

20141030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총 등록대수가 2천만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때 부의 상징이자 경제력의 지표로 삼았던 자동차 등록대수 2천만대 돌파가 지금은 그리 반가운 소식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각종 교통사고와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교통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전국 교통혼잡비용은 33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헌법에 보장된 이동권 보장문제는 비단 장애인 등 열악한 교통약자들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라는데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대전광역시민들중에 32%가 교통약자로 분류되고 있으나, 2030년에는 교통약자로 분류되는 비율이 52%로 급증된다고 한다. 그런점에서도 오늘 주제로 다루고 있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 대한 이동권을 보장하고 이들의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대전광역시가 수립중에 있는 대전비전 2030계획에 따르면, <교통약자에 대한 대전시 교통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교통약자 및 사람이 불편한 교통체계(장애인, 고령자, 보행자, 자전거이용자)로 규정하고 있다. 즉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가 이동(통행)함에 있어 장애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특별교통수단이나 저상버스 등의 부족으로 장애인이 이동함에 있어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특별교통수단은 44대로 법정대수(80) 대비 55%이며, 저상버스는 175대로 전체 버스(965) 대비 18.1% 에 머물고 있다. 이외에도 보도의 각종시설이 교통약자 이동기준에 적합하지 않고, 터미널, 정류장, 공공시설도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실정이라고 대전시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

둘째, 보도폭의 협소, 보차미분리 등으로 보행자 불편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보도의 폭이 협소하거나, 차도와 분리되어 있지 않아 차량과 상충이 발생하고, 입체보행시설, 횡단보도의 부족 등으로 무단횡단이 빈번히 발생하여 보행편의 시설의 부족 및 자동차에 우선하는 설계 및 운영기법으로 보행자 통행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2014)에 따르면 대전 보행 사망자는 201355명으로 전체(92)59.8%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노인 비중이 49.1%를 차지(27명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차량 중심의 생활도로 공간이용으로 교통사고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생활도로는 마을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하나 차량의 소통, 주차 기능으로 잠식되어 교통사고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택가 주차장 부족으로 스트레스 및 이웃간 다툼 발생, 생활도로 차량 잠식으로 화재 등 발생시 긴급차량 진입 어려움까지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이런 진단 이외에도 교통약자의 이동권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대중교통정책의 부재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은 아래 <1>에서처럼 대중교통지표는 취약한 반면 자동차 관련 지표는 상대적으로 매우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분야

세부 추진내용

광역도로망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1999), 갑천도시고속화도로(2004)

간선도로망

엑스포에 따른 도로정비(1993), 금병로확장(1999), 도시내외부 주요 간선도로 확장 및 정비 지속추진

=> 도로율 27.7%(전국 최고수준)

=> 인구당 도로연장(1.26km/천인, 2), 차량당 도로연장(3.31km/천대, 2)

=> 승용차 수송분담율 56.7%)

=> 인구 1천인당 도로연장(1.26km,2), 차량 1천대당 도로연장(3.31km, 2)

철 도 망

도시철도1호선 개통(2008), 2호선 현재 추진

주정차 단속

대전광역시 및 5개구 주정차단속 현황

2005(404천건) => 2012(289천건)으로 대폭 감소

시 내 버 스

낭월,원내,산내 공영차고지 조성,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2005), 시내버스 노선개편(2008), 가로변버스전용차로제 도입, 중앙버스전용차로제 도입(2011), 반석역~세종 중앙버스전용차로제(2012)

=> 시내버스 수송분담율 27.7%(2012년 기준, 특광역시중 6)

* 서울(59.3%), 부산(44.6%), 인천(40.2%), 광주(30.1%), 대구(29.0%), 울산(25.7%)

=> 시내버스 평균속도 19.9km(승용차 26.3km75.5% 수준

기 타

지능형교통체계 도입(2002), 공용자전거 타슈 도입(2009)

=> 높은 교통사고 사망자수 2.07/1만대(특광역시 5)

OECD평균 1.25

=> 교통혼잡비용 12천억원(2010년 기준)

 

다섯째, 뿐만아니라, 교통관련 대전시 예산편성 또한 <2>처럼 대중교통 등 이동권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편성 보다는 여전히 도로, 도시철도 등의 공급위주의 예산편성에 그치고 있다.

 

구 분

2006

2009

2014

2015

도로/안전

119,114,335(24.3%)

129,082,530(33%)

88,572,527(32.2%)

147,880,485(49.2%)

주차/관리

8,138,300(1.7%)

4,721,690(1.2%)

2,028,887(0.7%)

2,516,619(0.8%)

지 하 철

267,746,816(54.6%)

165,783,096(42.4%)

29,419,164(10.7%)

27,064,962(9.0%)

시내버스

33,130,475(6.7%)

30,689,262(7.9%)

52,879,969(19.2%)

37,107,238(12.3%)

택시

22,644,222(8.1%)

23,135,955(7.7%)

경상/기타

62,366,386(12.7%)

60,308,376(15.5%)

80,145,657(29.1%)

63,010,211(20.9%)

교통

부문

총 계

490,496,312(100%)

390,584,954(100%)

275,690,426(100%)

300,715,470(100%)

시 총예산 대비

23.6%

15.5%

6.7%

7.3%

대 전 시 전체예산

2,074,697,000(100%)

2,515,393,000(100%)

4,071,200,000(100%)

4,108,200,000(100%)

<2> 도시교통부문 교통수단별 예산현황 (단위 / 천원)

당 자료는 대전광역시 06, 09, 14, 2015년도 당초예산()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임.

 

대전시 교통부문 지출 예산안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도 09년도까지는 지하철이 가장 높았으나 2015년도에는 도로/안전 분야가 가장 많은 지출규모를 보였다. 06년도 대비 2015년도 택시/버스 분야의 지출규모는 수치상으로는 두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시내버스 투자규모가 증가했다기 보다는 대전~오송간 BRT 조성(20), 준공영제 지원(267), 택시재정지원(231) 등의 국비투자사업 및 택시 재정지원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교통약자의 이동권 증진 관련 직접적인 시책추진을 위한 예산편성 또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동편의 증진 방안 모색

앞단에서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증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과 편의증진 관련한 각 분야별 실태에 대해 진단해본 결과 대중교통분야, 보행권 분야, 교통안전 분야, 교통예산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 및 편의증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정책변화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특성상 향후 교통약자의 비율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점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 및 편의증진을 위한 대전시의 관련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그동안 각종 교통정책은 자동차가 중심이 되는 정책을 펼쳤으나, 오히려 각종 부작용만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차 위주 교통>에서 <사람 중심의 교통>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브라이스의 역설(Braess Paradox) , 다운스-톰슨의 역설(Downs-Thomson paradox) 의 유럽 등 선진국의 경험을 적극 반영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존 자동차 중심의 효율성 위주의 교통정책에서 형평성이 중시되는 교통정책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과거의 교통정책은 도로확장 및 개설이나 도시철도 등의 몇몇 분야의 교통정책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부어 늘어나는 교통량에 부응하는 교통정책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며, 앞으로는 비효율성을 초래하더라도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 벽지지역 등 교통소외 지역 주민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교통정책을 추진하는 추세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테면 선진국의 경우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위하여 다양한 특별교통수단 공

, 버스의 100% 저상화, 장애인의 이동을 고려한 보행로 및 공공시설 설계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즉 과거 <이동성 위주 교통정책>에서 <안전성, 편의성, 쾌적성이 중시되는 교통정책>으로 구체적인 교통정책 방향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과거 시설공급 위주 교통(하드웨어)정책에서 운영을 지향하는 교통(소프트웨어)정책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과거의 교통정책은 시설공급(도로확장, 개설, 지하차도, 고가도로, 주차장 확대 등)위주의 교통정책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재원의 부족 등으로 시설공급과 더불어 시설 운영의 효율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교통정책이 변화되어야 한다. 지능형 교통체계(교통관리시스템, 버스관리시스템, 주차안내시스템 등)를 통해 교통약자에게도 다양한 교통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이동을 쉽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이외에도 이동권을 보장하고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각종 시책추진을 위한 예산편성 방향의 변화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시책과 정책을 도입 추진한다 한들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관련 정책은 현실화 될 수 없다. 아울러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각종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정책과 예산은 우리사회가 공동부담해야 할 <사회적 공동비용>이라는 공감대(시민적 합의) 속에서 현실화 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교육하는 노력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오는 말 교통약자가 이동하기 편리한 도시는 일반시민도 편리한 도시이다!

대전시는 2000년대 말부터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향후 고령사회에 접어들면 교통약자의 수는 더욱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위한 시설의 정비 및 확충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수립과 추진은 불가피 하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 또한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이나 여객시설 및 도로에 이동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여 인간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들의 사회참여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듯이, 관련정책이 추진되고 현실화 된다면, 궁극적으로 장애인의 문화예술을 증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본 토론자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다룰때마다 강조했던 말이 교통약자가 이동하기 편리한 도시는 일반시민도 편리한 도시였다. 물론 이동권의 문제는 더 이상 장애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150만 대전시민 모두의 문제가 되고 있다.

어떤 정부도 그 정부가 대표(봉사)하는 바로 그 시민들보다 더 나은 수준일리는 없다(A government can be no better than the people it represents)(H. George Frederickson, 1991)” 는 말이 있다. 1995년 본격적인 민선자치 이후 대전광역시의 교통약자의 이동권 정책의 실패는 관련정책을 주도적으로 입안하고 추진했던 대전시를 비롯한 관료집단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권한과 책임의 관점에서 보면, 위임대리의 주체자로서의 시민의 책임 또한 결코 적지않다. 시민의 힘으로 이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본 토론문은  8월 14일 대전광역시의회에서 개최된 '장애인문화예술진흥을 위한 대전시민토론회'에서 본인이 제기한 토론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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