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원청인 연세대학교는 2/3가 여성노동자인 청소·경비노동자들의 근로조건 저하없는 고용 승계를 보장하라”
2015년 겨울,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 16명을 포함한 23명의 노동자들은 따뜻한 집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그 바람보다 더 매서운 학교의 무책임한 해고에 맞서 천막농성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용역회사의 날벼락 같은 해고통보서가 날아왔다. 이후 연세대는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했고 조합원들은 새해를 맞이했다. 하지만 2015년 새해 첫날, 출근하는 조합원들의 출입카드는 정지되었고 멀쩡한 8시간 일자리를 5.5시간에 95만원으로 하는 30% 다운 계약서에 싸인을 해야 고용승계를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고용승계를 약속했던 연세대는 용역회사와 알아서 하라고 하고 있다.
해고된 조합원 23명은 매일같이 학교를 지키고 깨끗이 청소하는 등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의 역할을 묵묵히 다해왔다. 학교는 단 한 번도 청소, 경비노동자 없이 존재했던 적이 없다.하지만 ‘배려, 존중, 섬김’을 모토로 삼는 국내 최고의 명문 사학인 연세대는 지극히 상식적인‘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져버렸다.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공공부문인 대학교 청소노동자들에게 8시간 일자리를 ‘강제 시간제 일자리’로 바꿔 간접고용과 시간제를 겹친 더 나쁜 일자리로 내몰았다. 이것은 강한 노동강도 속에서 질 낮은 청소를 하라는 것 밖에 안된다. 그리고 인원 감축의 또 다른 형태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번 문제의 해결은 원청인 연세대의 책임있는 태도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연세대는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관리 감독 등 원청으로서의 제 책임을 다해야한다. 그리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무조건 줄이기식이 아닌 적정입찰제를 시행해야한다. 상식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모범적 원청의 역할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우리 여성단체들은 중장년 여성노동자 16명을 비롯한 23명 전원이 근로조건 저하없는 고용승계를 통해 정든 일터로 되돌아 갈 수 있길 바란다. 공정한 사회를 위한 연세대의 책임 있는 역할을 기대하고 촉구한다.
2015. 2. 11
경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부산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인권희망강강술래,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의전화, 인천여성회,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전북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