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성단체들, 강용석 전 의원 초청 프로그램 맹비난

"성희롱 가해자가 대학생 멘토라니?"

 

제주대학교가 '2015 아라대동제'에서 강용석 전 국회의원을 초청해 특강을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과 관련, 제주도내 여성단체들이 "용인할 수 없는 문제"라고 유감을 표했다.

민주노총제주본부 여성위원회, 서귀포여성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회 등 7개 단체는 26일 논평을 내고 강 전 의원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언급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번 축제의 시작 강연인 '청춘과 통하다'라는 주제 강연에 강용석 변호사를 초청한 이유가 무엇이 됐든 간에 성희롱 가해자를 지성의 전당인 대학교 내에 발을 딛게 하는 것은 제주도민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취지와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그 대상과 취지에 맞지 않는 강사를 초대했을 때는 이후 그에 대한 책임과 파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강연자는 주제와 취지에 맞고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면서 "단순 유명세만을 따라 강연에 세우는 것은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강 전 의원이 과거 토론회장에서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는 발언 등을 함에 이어,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대생 등에게 성적 비하 발언을 꺼냈던 것과 관련한 입장이다.

특히 이들 단체는 "또한 강용석 변호사는 여대생에 대한 성희롱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후 2014년에는 ‘여성아나운서들과의 맞소송’으로 대응하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성희롱 가해자가 과연 '청춘과 소통' 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에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이날 프로그램에 원희룡 제주지사와 동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주도의 청춘들과의 만나는 자리인 만큼 도지사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십분 이해하나 도지사는 제주도의 어른으로서 대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함께하는 패널에 대한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불거진 강용석 변호사 개인 신변과 관련한 문제들을 굳이 문제 삼지 않더라도, 대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람이 대학생들과의 소통의 자리에서 멘토가 될 수 있는지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에 재차 묻고 싶다"며 "오늘 강연장에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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