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공동성명서

중산간을 난도질하는
상가리관광지 개발사업을 불허하라

- 2차례 재심의 결정에도 3번째 심의 강행
- 원희룡지사 약속한 중산간 보전 가이드라인 역행

 환경·생태·경관적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개발사업인 상가리관광지 개발사업이 또 다시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받으려 하고 있다. 이번에 심의가 이뤄진다면 벌써 3번째 심의다. 심의 과정에서 숱하게 지적된 사항들은 여전히 극복되거나 보완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원희룡도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심의보완서가 접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한 번 심의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더욱이 원희룡 지사는 현재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대규모 개발사업 가이드라인’ 적용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개발사업 승인권을 갖고 있는 도지사 권한으로서 충분히 적용 가능하지만 이를 배제하는 것은 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기만행위와 다르지 않다. 결국 제주도는 논란이 되더라도 개발사업 강행을 전제로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러한 제주도의 방침이라면 새롭게 구성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또 다시 제주도정의 거수기 역할로 이용될 수밖에 없다.

 상가리관광지 개발사업의 폐해는 이미 수많은 언론취재와 보도 등으로 도내·외에 익히 알려져 왔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사유화하고 파괴한다는 논란과 주변 곶자왈과 오름의 생태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을 시작으로 중산간 고지대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으로 인해 중산간 일대에 엄청난 개발압력이 초래 될 것이란 우려가 지적되었다. 여기에 국가가 보호하는 멸종위기야생동물인 애기뿔소똥구리가 집단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발부지에 대한 보호여론이 들끓었다. 더군다나 개발부지의 상당부분이 제주도 소유 공유지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호가 아닌 개발을 위해 공유지를 제공하는 것이 합당한지를 두고 비판 여론이 뜨거웠다. 결국 이런 이유 등으로 상가리관광지 개발사업은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난개발 우려사업이 되었다. 이런 도내·외의 사업반대여론이 뜨거움에도 불구하고 원희룡도정은 아무런 검토와 고민 없이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밀어 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난개발 우려사업을 밀어붙이려 하는 원희룡도정은 민선6기 출범과 함께 도민에게 중산간 일대를 보전할 것으로 천명한 바 있다. 특히 중산간 주요도로에서 한라산 방면에 대해서는 사업허가를 반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다면 이번 개발사업은 산록도로에서 한라산 방면에 위치한 사업이므로 당연히 반려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원희룡도정은 스스로가 한 약속을 가볍게 뒤집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세계환경수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원희룡도정이 멸종위기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헤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말뿐인 세계환경수도가 과연 어떤 세계인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자연의 가치를 부르짖던 원희룡도정이 아니었나. 그렇다면 자연의 가치를 부르짖던 원희룡도지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원희룡 지사가 도민에게 약속한 중산간 보전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서 상가리관광지 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이는 도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만약 도민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막무가내로 사업을 강행해 도민사회를 기만한다면 도민사회는 결코 원희룡도정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원희룡도정이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 자연의 가치를 저버리지 말고 상가리관광지 개발사업을 반려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5. 04. 15

곶자왈사람들·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

상가관광지 공동성명-2015_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