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5년째 학생운동을 이어가는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김의기장학회회장 정욱동문을 만나 사는 이야기와 장학회에 대한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1. 간단한 자기 소개부터..
91년에 경영학과를 입학해서 경영대학생회에서 오래 활동을 했습니다. 학생운동 시절 결코 귀감이 될 만한 사람도 아니었고, 활동한 기간에 비해서 내공이 깊은 운동권도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학생운동 시절에 동지들 힘들게도 하고 아쉬움이 많았던 과오들이 아직도 나름의 활동을 열심히 하려 하고 후배들에게도 뭔가 도움이 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동력이 된 것 같네요. 어쩌면 누군가는 제가 학생 운동하던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할 지도 모르지만, 혼란의 2015년의 한 명의 사회인, 직업인으로서 세상에 기여하는 부분 역시 소홀하지 않으려 현재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어떻게 직업인으로서 세상에 기여하고 있나요?
저는 "생애자산관리"를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험, 증권 등의 금융상품 세일즈를 넘어서 고객의 삶이 계획한 대로 잘 준비될 수 있도록 재무적 관점에서 돕는 일을 하는 겁니다. 기존 보험세일즈가 사실상 판매와 가입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생애자산관리는 고객의 생애를 고려하여 돈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과 상품 가입 등의 실행뿐 아니라 수익률 관리 등의 지속적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관리"라는 측면에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서비스는 아니지요. 세상에 기여한다는 것을 제 입으로 말하긴 민망합니다만, 제 이익보다 고객의 이익에 집중하는 철저한 기준 때문에, 남들은 비판없이 쉽게 판매하지만 저는 판매하지 않는 상품들, 남들은 꺼리지만 저는 기꺼이 취급하는 금융상품이 많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착한소비운동의 일환인 "사랑의보험", "사랑의장례" 사업을 통해 단체 후원도 많이 합니다. 세일즈와 무관한, 금융의 진실을 알리는 강의로 재능기부도 많이 하구요.
3. 본격적으로 장학회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장학회를 만들게 된 배경과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2011년 상반기에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가 높았습니다. 6월11일 청계광장 집회에 90년대 졸업동문들이 깃발까지 만들어서 연대하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가한 것이 계기였습니다.(사진은 그날 모습) 그날집회참가자중심으로학부후배들과의지속적인연대방안을논의한끝에장학회를만들자한겁니다. 6월에 바로 준비위원회 조직하고, 힘있는 출발을 위해 발기인 격으로 20명의 동문의 참여로 두 명의 09학번 후배에게 각각 100만원씩 장학금 전달하며 "김의기선배를 기억하는 동문장학모임(준)"이라는 명칭으로 장학사업 시작을 알렸습니다.
장학회 논의 초기부터 민동 회장단에게도 알려 같이 논의하고, 우리보다 1년여 일찍 시작한 정재경장학회와의 협력도 논의하는 등 여러 동문들과 고민을 나누며 11월에 40여명의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의기장학회"로서 정식 발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를 회장으로 뽑아주셨는데 아직 기대만큼 장학회를 만들어 놓지 못해서 회장직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웃음)
4. 장학금 재원 마련과 장학금 수혜 현황은?
기본적으로 회원들의 CMS 회비로 장학금을 마련해오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주로 30대중후반~40대 초반이 중심이었던지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누군가 큰 돈을 기탁한 것도 없었고.. 이제는 한 학기에 천만원 가까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렇게 십시일반으로 운영되는 것이 설립 계기와 취지와 어울리고,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부터 강조했던 것이 돈으로 사회적 책임을 대신한다거나 면책(?)받는 것이어서는 안되고, 우리 세대와 학부 현장의 후배세대의 실천적인 연대의 공간으로 장학회를 만들어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학문을 장려한다(장학)는 것이 단지 강의실에서의 공부가 아니라 세상을 배워 역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공부라 정의했기에 장학금 지급 외에도 더 내용적인 것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아직은 갈길이 멀지만... 그래서 장학회원 가입할 때 회비의 금액에 대한 규정은 300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CMS 이체수수료 이상만 되면 누구라도 함께 하자는 취지입니다. CMS 외에도 장학회를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분들이 정성을 모아주시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국에 계시던 박상훈 신부님(예수회, 석사84 철학)께서 서강옛집 원고료를 기부해 주시기도 했고, 서강청년동우회와 과모임 등 활동을 중단한 모임들에서 재정 잔고를 기부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결혼식 축의금 내주신 한 분당 5천원씩을 떼어 기부하기도 했지요.(웃음)
지금까지 20명의 장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급을 했고, 의기형의 누님들이 회원으로 함께 하시게 된 2013년부터는 의기제에서 장학금 수여를 해오고 있습니다.
5.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보다 의기형의 이름을 걸고 장학사업을 하고 있는 이상, 보다 많은 민주 동문들의 참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타의 동문 장학회와는 내용적으로 달라야 하기에 단지 장학금 전달을 넘어서 학부 후배들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학생운동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반대로 졸업한 선배들이 자신의 운동을 찾아가고 더 열심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서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들도 늘려갈 계획입니다. 당장 2학기 장학금 수여식을 장학회 회원들과 김의기장학생들의 참여 속에 송년회를 겸하는 자리로 소박하면서도 알차게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해서 의기형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김의기장학회가 의기형의 삶과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들의 실천의 약속이 되고 세대간 연대의 장으로서 손색이 없도록 만들어가는데 더욱 성실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