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과강요와 쉬운 해고, 노조 기능 무력화 음모 드러난
‘노동시장 개혁 추진상황 및 향후계획’
30일 매일노동뉴스가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상황 및 향후계획’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에 따라 정부의 ‘개혁’은 명백히 ‘더 쉬운 해고’와 ‘성과강요’, ‘임금삭감’을 위한 ‘개악’ 계획임이 다시 확인됐다.정부는 일반해고 도입이 “해고기준을 명확히 할 뿐 쉬운 해고는 아니다”라고 변명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이 정부 계획에는 존재하지 않아, 결국 ‘거짓’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한 직무·능력중심 채용 △능력성과중심 보상(임금·승진)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업무 재배치 △불가피한 경우 해고”로 이어지는 노무관리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나아가 노동부는 “△불법파업 △고용세습 △인사·경영권의 본질적 침해 행위”를 걸림돌로 규정해 시정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정부계획을 언론은 성과주의 확산 계획으로 해석했다. 자본의 이윤추구 욕망이 반영된 ‘성과’란 개념이 사용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노동체계를 재구성하는 유일한 가치로 작동할 경우, 노동자들의 피해와 희생은 불을 보듯 빤하다.
‘직무·능력중심 채용’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신규인력을 기피해 결국 청년고용 확대의 저해요소로 등장할 가능성이 많다. 성과중심의 보상을 한다는데, 그 성과기준이 타당한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사실상 사용자가 제시한 무리한 성과기준으로 평가되고 그에 따라 노동자는 과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종국에는 다수가 임금이 줄어드는 피해를 보게 된다. 그도 모자라 해고까지 할 수 있게 해주겠다니 그야 말로 자본은 노동을 쥐어짜고 위협할 효과적인 수단을 얻는 셈이다. 백보 양보해 일 잘하는 직원에게 보상을 늘려 생산성을 높이는 계획이라고 치자, 그러나 이것이 성립되려면 최소한 노동자들이 경영에 참여하여 객관성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배제하는 계획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정부는 “불합리한 관행”이라는 제멋대로의 빌미로 파업 등 노조의 개입여지까지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파업 목적에 대한 협소한 규정, 파업의 절차와 범위의 지나친 제약’ 등 합법파업이 불가능한 현실이 정작 문제지만, 노동부는 무조건 불법타령만 앞세워 파업 자체를 탄압한다. 또한 정부는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을 결정적으로 규정하는 자본의 인사·경영권을 불가침 영역으로 경호해 노조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구상까지 갖고 있다.
지금도 우리 노동자들은 세계 최장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더 무슨 성과를 강요하고 소진시킬 생각인가. 만연한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강요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불안하다. 그런데 해고를 더 쉽게 하겠다니 ‘너를 죽여 내가 돈을 벌겠다’는 얘기와 뭐가 다른가. 또한 한국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미국 다음으로 많다. 때문에 최근 미국은 최저임금을 1만5천원 이상으로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한국정부는 임금을 더 깎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개혁’으로 포장된 정부의 계획에서 노동자는 오직 희생의 대상일 뿐이다. 모든 것은 기업들의 이윤증대를 위해 설계됐다. 이것은 음모다. 거대한 탐욕이다.
2015. 7. 3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