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비대위 제작거부 돌입, 조직개편·징계 둘러싸고 노사갈등 격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이사장 서영석)가 경영진과 노조의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일 경영진은 보도국을 뉴미디어국 내 '팀'으로 축소하는 형식의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통보했다. 국민TV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영환)는 22일 오전 10시 마포구 합정동 국민TV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이 공정언론의 기반을 내던졌다"고 밝혔다.
무리한 보도국 해체, "의견 수렴 없었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이하 국민TV) 경영진은 4국(제작국·보도국·라디오국·사무국) 체제를 3국(제작국·뉴미디어국·사무국)으로 개편했다. 기존의 보도국과 라디오국은 신설된 뉴미디어국내의 뉴스취재팀과 보이는라디오팀으로 편제됐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노조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시사보도 7년차 PD, 5년차 그래픽 디자이너가 사무국 직원으로 발령됐다"며 "보도국을 잃은 보도·제작 인력이 산산이 흩어졌다. 당사자들에 대해서 어떠한 의견 수렴 과정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상운 국민TV 사무국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뉴스K 포맷 변화의 필요성에 따라 뉴미디어국에 이관된 것일 뿐이다"이라며 "보도국 폐지가 뉴스K 폐지 수순이라는 것은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밝혔다. PD와 디자이너의 사무국 발령은 국민TV 조합원들의 컨텐츠 참여를 돕기 위한 방안이라고 전했다.
프리랜서 조합원 가입, 노조 불인정 논란
또 국민TV 보도국 4명과, 제작국 8명등 직원 8명은 '불법 집단행동에 따른 취업규칙 위반'으로 징계를 통보받은 상태다. 비대위원장은 정직 2개월, 노조 부위원장·부위원장 감금 10%, 나머지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 5월, 고우 제작국장이 프리랜서 직원에게 해당 업무를 맡기겠다는 결정을 당일 통보한 것에 대해 유지연 PD가 해명을 요구했고, 고우 국장은 공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유PD에게 '경고'와 경위서 제출을 지시했다.
제작·보도국 직원 14명은 이 논란을 통해 소통의 왜곡과 의사결정 과정의 불합리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민일성 보도국장과 고우 국장에게 대화를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무산됐다. 이들은 '고우 국장님 대화 좀 합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다시 한번 요구했으나 경영진은 이를 문제삼아 징계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은 논의에 참여한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해서 '계약상 불이익'을 언급하며 위협을 가했고,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이들이 가입되어있다는 이유로 '노조 불인정'을 통보했다.
노조비대위는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언론이 되겠다던 다짐과 달리, 조직 내부에서조차 고용관계상 약자들에 대한 탄압과 폭거가 자행되고 있다. 미디어협동조합이 공동체정신훼손과 불의의 횡행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상운 국민TV 사무국장은 "노사 협상을 하다가 결렬된 것도 아니고, 보도를 하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다. 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경위서를 안 내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되묻고 싶다"며 "이렇게까지 해서 뭘 해보겠다는 것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 지 궁금하다. 경영진이 불합리해서 바꾸고 싶다면 직원 신분을 버리고 바꾸면 된다. 이사 출마를 원하는 직원이 있다면 출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중재단 구성 받아들이면 제작거부 철회하겠다"
현재 국민TV 일부 조합원은 중재단 구성을 요청했다. 노조비대위는 중재단 구성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22일 오전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 노조비대위는 사측이 중재단 구성을 받아들인다면 제작 거부 방침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상운 국민TV 사무국장은 "(중재단 요청은) 회사 입장에서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며 "회사는 제3자에게 중재를 요청한 적도 없고, 기본적으로 중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