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큰 관심은 갖지 못했지만, 가끔 언론보도를 통해 접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곤 했던 사안중에 하나가 바로 민간투자(민자·외자유치)사업 논란이 아닌가 생각된다.

먼저,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개념부터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학교, 상하수도, 레저시설 등 이런 시설을 사회기반시설(SOC)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이런 사업의 경우 대부분 국가 예산만(정부재정의 3대 기능중의 하나)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우리나라도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민간자본을 끌여다 SOC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를 민간투자사업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한 법이 바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인데, 지금은 이런 민간투자사업을 정부와 산하 기관에서만 하는게 아니라, 지방자치제 이후에는 지방정부에서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민자유치사업의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1994년 관련법이 만들어진이후 우리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민자 및 외자유치 사업규모는 2013년가지만도 총 95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에는 도로, 철도, 학교, 주택건설 등의 분야에서 이런 민간투자사업이 이루어져왔으나, 최근에는 산업단지 조성이나 터미널 공사, 레저시설 조성, 심지어 공원조성 사업도 이런 민간투자방식으로 이뤄지면서 그 규모는 매년 확대일로에 이르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런 민간투자사업 뿐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지방정부에서도 활발하게 이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전광역시의 경우 박정현 시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 이후부터 2014년까지 총 21,105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대전광역시 민자유치사업 현황(1995~2014)

구 분

사업년도

사업명

사업비(억원)

민자

유치

2002~2007

도시철도1호선 운영시스템구축

(전력, 전차선, 신호, 통신, 요금징수설비, 차량, 검수 분야)

2,934

‘15.~’19

사이언스콤플렉스(대전마케팅공사)

4,810

2012. 4.

~2014. 3.

컨벤션센터 특급호텔건립사업

640

외자

유치

 

해당없음

 

BTO

2001~2004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

(4공구: 원천육교~엑스포 지하차도/4.9)

1,818

2007~2011

남대전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동구 구도동, 16,627, 화물차 220, 승용차65)

129

2011

노은역 동편광장 지하주차장 건설

(유성구 노은동, 15,016, 승용차320)

148

2010~2017

환경에너지종합타운조성 민간투자사업

1,529

BTL

2008~2011

하수관로1단계

1,457

2010~2013

하수관로2단계

7,640

총계

 

 

21,105

 

대전시가 추진했던 대표적인 민간투자사업으로는 갑천도시고속화도로 건설사업이나 도시철도 1호선 운영시스템 구축사업, 그리고 최근의 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대전시 발표자료에는 들어가 있지 않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엑스포과학공원 롯데테마파크 조성사업이나 보문산수족관 사업, 성북동 종합관광단지 조성사업, 용전동복합터미널 사업 등도 엄밀히 따지면 민간투자사업에 포함될 수 있다.

현재 대전시가 추진하고있고 앞으로 추진하려는 사업만도 유성복합터미널사업, 대전용전동 근린공원 조성사업, 대화동 1,2공단 재생사업 등 앞으로 그 규모는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민간투자사업의 문제점

그러나 이런 좋은 취지의 민간투자사업이 문제가 많아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지역에서도 갑천도시고속화도로 사업이나 롯데테마파크 조성사업, 그리고 보문산수족관 사업 등의 추진과정에서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비단 대전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먼저, 허술했던 관련법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금은 관련 제도가 변경되었지만, 한때 민간기업들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정부가 민간투자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최소운영수입보장 제도가 논란이 되었다. 즉 민간투자자에게 과도하게 수익성을 보장해주면서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실제로 2013년 한해동안만도 최소운영수입보장 제도 때문에 7천억원의 국민세금을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며, 국회 입법조사처 분석자료에 따르면 향후 20년동안 정부와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런 비용만도 4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외에도 분명 사업타당성이 없는데도 수요를 부풀려 사업성이 있는것처럼 추진했으나, 막상 완공이후 엄청난 적자가 발생해 문제가 되었던 사업들 또한 전국에 한두곳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전국의 민자 고속도로나 용인경전철, 김해경전철 사업등이 대표적이다.

한마디로 사업검토과정에서 수요를 부풀리기 한 것이다. 결국 이렇게 완공된 도로나 시설은 많은 적자를 메우려다보니 또 과도한 공적자금 투입과 요금인상을 하게되면서 결국, 모든 책임은 국민들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이 좋은 취지의 민간투자사업이 문제를 일으키고 논란이 된데는 가장먼저, 제도적인 문제점과 더불어 사업추진과정에서의 지도관리감독이 부실하게 이루어졌던 것이 문제였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를 비롯 각종 선거때 제시된 선출직 단체장들의 무리한 헛공약도 문제의 원인이 되는 등 지난 20년간의 우리나라 민간투자사업은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

 

민간투자사업 개선과제

이런 민간투자사업 개선과제로 가장먼저, 민자 및 외자유치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잘 못 알려졌기 때문에 일련의 문제점들이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민자 및 외자유치 비용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라, 미래세대에 대한 빚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설령 이런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사업타당성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나 지방의회, 더나아가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감시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관련제도도 정비되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과 이해당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민자 및 외자유치 사업이 무조건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 아무튼 최근 민자 및 외자유치사업에 대한 이런 저런 논란을 계기로 바람직한 민간인 투자사업에 대한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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