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허희철 활동가입니다.

주말에 비가 왔죠. 이 비를 간절히 기다린 건 가뭄에 지쳐 쓰러져 가는 농민들과 역병에 목숨을 걱정하던 인민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알을 낳기 위해 오매불망 하늘만 쳐다보던 맹꽁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내릴 비를 보며 맹꽁이 걱정을 하던 안명균 정책위원장과 전은재 활동가와 함께 의왕시 포일습지에 어제 찾아갔습니다.

윗습지는 부들로 덮여있었고 그 부들사이를 고추좀잠자리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며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개구리 몇 마리만 봤고 맹꽁이는 없더군요.

엄밀히 말하면 맹꽁이 울음소리죠.

그리고 아랫습지로 향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있는데 수로에서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맹꽁맹꽁하고 울지는 않더군요. 몇 마리 없어서 그런지.

각설하고. 수로에 맹꽁이가 알을 낳아서인지 올챙이들이 꽤 있더군요.

그런데 맹꽁이는 수로에서 나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개구리와는 달리 말이죠.

맹꽁이가 올라올 수 있게 비탈면을 수로에 만들어줘야 한다네요. 그래서 조만간 다시 포일습지를 방문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발길은 포일숲속마을단지 제일 끝 제2경인고속도로 공사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공사현장으로 들어가자마자 맹꽁이 울음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둘러보며 울음소리의 근원을 찾아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맹꽁이를 이주시키겠다고 그물로 포위망을 쳐놓았는데 과연 얼마나 잡을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더군요.

지난달에 맹꽁이 이주 업체와 전화통화를 하기는 했는데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이주 작업이 다 끝난 건지 아니면 아직 시작도 안 한 건지.

여하튼 우리는 맹꽁이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 다다르니 엄청 시끄럽게 울더군요.

맹꽁이가 얼마 없다고 말하던 그때 그 만남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삼척동자가 들어도 몇 십 몇 백 마리는 되어보였는데 말이죠.

인기척을 느꼈는지 우리가 다가가니 갑자기 조용해지더군요. 이리저리 풀을 들쳐보았지만 맹꽁이를 실제 보지는 못 했어요. 그렇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산 너머에서도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기존에 맹꽁이가 살던 곳이라고 우리가 그렇게 주장하던 곳에서도 지천이 떠나가라 울고 있더군요.

많은 맹꽁이가 우니 맹꽁맹꽁하고 들리더군요. 참 신기해.

이 많은 맹꽁이를 무시한 채 고속도로를 내겠다는 우리 인간의 끝 모를 욕망은 결국 우리를 파멸로 이끌거에요.

맹꽁이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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