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은 우리 유가족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의 생명줄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2258" align="aligncenter" width="640"] ⓒ10.29참사 시민대책회의(2023)[/caption]

 

우린 자식을 잃었습니다.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우리 곁을 떠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알려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억울해서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억울해서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였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왜? 라고요.

그러나 외면했습니다.

철저히 외면했고, 지금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한 진실규명의 특별법을 제정하고자 합니다.
특별법은 우리 유가족들에게는 마지막으로 걸어볼 수 있는 희망의 생명줄입니다.
지금껏 힘들고 어려웠던 하루하루를 그나마 이 악물며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억울함을 풀어줄 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절박합니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이대로 묻혀버린다면, 앞으로의 우리 삶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당의원들은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만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설마 이태원 참사가 그 곳에 간 희생자들의 잘못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우린 반드시 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오늘 저는 단식투쟁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곡기를 끊는다는 것은 저의 모든 행동과 삶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입니다.
국회에서의 법안처리를 촉구하면서 끝없이 그 고통을 감내하겠습니다.

신속한 법안처리로 우리의 고통도 끊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 이정민 유가협 대표 직무대행 (故 이주영 님의 아버지)

 


[기자회견문]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신속히 제정하라

 

[caption id="attachment_232256" align="aligncenter" width="640"] ⓒ10.29참사 시민대책회의(2023)[/caption]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의 국회 앞 농성이 오늘로 14일째를 맞았다. 매일 아침 10시 29분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국회를 향해 뜨거운 아스팔트를 8.8km씩 걷는 159km 릴레이 행진은 농성 시작 이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폭염이 주는 괴로움보다 가만있는 게 더 힘들다는 유가족들의 진상규명을 향한 절박한 마음을 국회로 전하고자 함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임위는 특별법 상정과 심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183명이라는 21대 국회 최다 의원 참여로 발의된 법안이라는 기록이 무색하게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차원의 활동은 아직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159명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사회적 참사,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밝히자고 합의를 하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지 국회를 향해 절규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다쳤는데 이것이 보수와 진보의 문제인가. 정치적 유불리의 문제인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태원 진상규명 특별법 발의가 되기도 전부터 진상규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렇게 여당이 ‘정쟁법안’이라며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는 사이, 참사 발생 7개월이 지나도록 국회의 입법 논의는 첫 걸음조차 내딛지 못했다.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열망하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호소에 이제라도 국회는 응답해야 한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은 계속 해서 반복돼 온 대규모 참사를 이제는 끝장내고 안전사회를 만들라는 이 땅의 평범한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오늘 우리는 국회를 향해 6월 임시국회 중에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논의에 유의미한 진전을 이뤄낼 것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또한 동조단식과 릴레이 행진을 통해 국회의 특별법 제정 논의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모아나갈 것임을 선포한다.
오늘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첫째, 21대 국회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는 6월 임시회 내에 신속처리안건 지정 등 특별법 제정을 위한 유의미한 진전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둘째, 특별법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는 조속한 시일내에 법안을 심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
셋째, 국회는 이태원 참사 그 날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내외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등 여러 피해자들의 간절한 뜻을 받들어 1주기 이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우리는 또 다시 대규모 참사가 재발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그때 우리가 제대로 진상규명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었으면’이라고 안타까워하는 일을 반복할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국가의 부재로 평범한 일상이 하루 아침에 참사의 폐허가 되는 세상에서 살 수는 없다.
폭염 날씨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단식농성에 나선 유가족들의 절박한 호소에 국회는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국회가 참사 1주기를 넘기지 않고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호소해왔다. 특별법은 5만 국민동의청원, 국회의원 183명의 공동발의로 이미 국회 안팎에서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원내 야당들의 특단의 대응과 분발을 호소한다. 제대로 된 이태원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우리의 외침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3. 6. 20.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