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박희영 등 피고인들의 보석 청구를 기각하라!
작년 12월, 10·29 이태원 참사의 부실 대응 및 은폐 의혹으로 전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 정보 경찰 간부 2명 등 책임자들에 대한 공소가 순차적으로 제기되었다. 이들 주요 책임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 공용전자기록등손상 교사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후 법원은 공판기일을 한 달에 1번꼴로 지정하며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지 않고 있다.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구속사건의 경우, 법원은 통상적으로 구속기간 내에 재판을 마칠 수 있도록 공판기일을 지정한다.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매주 공판기일을 진행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의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재판부의 늑장 진행으로 인하여 1심 구속기간 6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핼러윈 기간에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보고에도 사전 예방을 하지 않았고, 참사 이후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은 참사 당일 경보 발령, 대응요원 현장 출동 지시, 교통 통제 등 재난 대응에 필요한 긴급 특별지시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등 3명은 참사가 발생하기 이전에 작성한 핼러윈 축제 인파 운집과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하였다.
구속된 피고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부인하며 재판부의 늑장 진행에 편승하고 있다. 박희영, 최원준, 박성민, 김진호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심신상의 이유를 들며 법원에 보석 청구까지 하였다. 재판부의 늑장 진행으로 인하여 구속된 피고인들이 곧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들이 석방될 경우, 대외적으로 이들에게 죄가 없다는 인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피고인들은 이렇듯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전략적으로 언론과 대중의 시선을 이용하고 있다. 유가족은 다시 한번 이들의 파렴치한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159명의 희생자를 낳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이 지났다. 하지만 위 경찰 수뇌부들과 지방자치단체 간부들에 대한 처벌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재판부는 사회적 재난 참사의 중대성과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참담한 심경을 헤아려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피고인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유가족은 법원의 신속한 재판 진행을 촉구하며 법원이 반드시 피고인들의 보석 청구를 기각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