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등 2일 63빌딩 앞 규탄 기자회견
“대통령은 세월호 농성장부터 찾아가야”
방송의 날을 하루 앞둔 2일 축하연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언론노조와 언론 시민사회단체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기술인연합회, 방송독립포럼,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광장,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등 11개 단체는 세월호 보도 참사와 민심 조작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축하연이 웬말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11개 언론단체는 “방송사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무능과 무감각과 무책임을 지적하거나 비판하기는커녕 대통령 감싸기에 급급했다”며 “관권 부정선거, 대선공약 파기, 간첩조작 사건 등 온갖 패악질을 해도 정권 비호에만 여념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상규명에 유족 여러분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부터 지켜야 하며, 이곳 축하연에 앞서 청와대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부터 찾아 위로와 유감을 전해야 하는 것이 사람된 도리요, 대통령으로서의 예의”라고 말했다.
또 방송사 간부들을 향해 “방송의 날은 전파의 주인인 국민에게 공공봉사를 다짐하는 날이지 대통령 옆에서 사진 찍는 날이 아니다”라며 “거짓 보도를 지시하고, 언론인 사명감은 사라지고 권력 금단 현상을 두려워하는 부나방의 마지막 몸부림만 현란하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에서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는 정부와 방송에 공동 책임이 있는데 이렇게 축하연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지금 이 자리가 아닌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기 민언련 공동대표는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방송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했고, 최성민 방송독립포럼 대표 역시 “방송의 날이 아닌 방송 참회의 날로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은 “땡전 뉴스 때 간부들은 그나마 부끄러워할 줄은 알았다”며 “지금 방송사 간부들은 권력 감시는커녕 개인의 출세를 위해 언론을 이용하고, 정권 안보를 위해 방송을 헌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말했다”며 “지금 바로 해야 할 것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세월호 특별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KBS 낙하산 이사 저지 투쟁을 선포한 권오훈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이인호씨를 가져가라. 낙하산은 받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 본부장은 이어 “이인호씨는 지난 2008년 자신이 직접 낙하산 인사와 코드 인사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며 “이것은 현 정부에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인호씨는 과거 동아일보 칼럼 <결국 능력본위사회로 가야 한다>(2008년 3월10일), <人事시스템 이대로 둘 순 없다>(2008년 4월14일), <민주주의의 기능과 한계>(2009년 9월3일) 등에서 코드 인사의 문제를 적시하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방송의 날 축하연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을 창조경제와 미디어산업의 핵심으로 육성하기 위해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방송시장의 공정하고 활발한 경쟁을 촉진하는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